다크 심리학

다크 사이드 프로젝트

by 하이진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낯익은 제목을 발견했다. TV 프로그램에서 본 적 있는 책이었다. 평소 심리학이라면 무조건 눈이 먼저 가는 습관 탓에, 이번에도 여지없이 걸려들었다.

<설득의 심리학>, <미움받을 용기>, <생각에 관한 생각> 같은 책들도 읽는 동안에는 흥미진진했다. 그런데 막상 읽고 나면 늘 비슷하다.

“그래서, 뭐였더라?”


분명 많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손에 남는 건 늘 흐릿한 인상뿐이다.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어둠을 피하기 위한 실전적인 지침들, 교묘하게 파고드는 심리의 기술들, 그리고 그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방법들.

하지만 정작 이런 방법들을 써먹을 수 있을까.


몰라서 못 쓰는 것도 있지만, 알더라도 쓸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러기에 나는 너무도 투명한 인간이다. 정직해서가 아니라, 단순해서 복잡한 게 싫다는 의미다.

마키아벨리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예전에 읽었던 <군주론>과 체사레 보르자가 떠올랐다. 그 냉혹함조차 우아한 미학으로 느껴져 몇 번이나 다시 읽었던 기억들. 결국 평전까지 찾아 읽으며 나름의 콩깍지를 벗겨내긴 했지만, 한때는 그의 비참한 최후와 신의 농간에 놀아나는 듯한 안타까움으로 마음 아파했던 인물이었다.

잠시 체사레 때문에 흥분해서 옆길로 샜다. 다시 돌아오자면.


이 책을 읽고 두 가지가 남았다.


하나는, 공포를 자극하는 심리에 끌려 나조차 이 책을 집어 들었다는 것.

다른 하나는, 아무리 타인의 심리를 알아도 자신을 모르면 소용없다는 것이다.

남을 읽기 전에, 나부터 읽어야 했다. 관찰이 핵심인데 정작 나는 나 자신조차 관찰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 상태에서 누군가의 의도를 읽어내겠다는 건 조금 우스운 일이다.

그래서 소크라테스가 현자였구나, 하는 걸 다시 한번 깨닫는다.

“너 자신을 알라.”


결국 내가 알아야 할 것은, 타인의 어두운 심리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었다.




#다크 심리학#다크 트라이어드#어둠의 3요소#군주론#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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