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할인
아빠는 회식.
남편이 저녁을 먹고 들어오는 날은, 이상하게 식사 준비가 더 가벼워진다.
뭐라고 하지도 않고, 주는 대로 잘 먹는 사람인데도—그냥 그렇다.
부담을 내려두고 저녁을 준비하게 됐다.
아이들과 메뉴를 고민하며 마트에 갔더니,
까르보나라 소스가 파격 할인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머, 이건 꼭 사야 해.
우리 집 파스타 레퍼토리는
토마토,
미트소스 토마토(치즈 듬뿍 버전은 특히 좋아한다. 내가.),
봉골레,
알리올리.
이게 거의 전부다.
주방장이 까르보나라를 좋아하지 않는 탓에
애들은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파격 할인 앞에서는 취향도 원칙도 잠시 내려놓는다.
애들은 긴가민가한 표정으로 물었다.
“엄마, 무슨 맛이야?”
“음… 고소한 맛?”
사실 느끼하다고 말할 뻔했지만, 괜히 기대 꺾을까 봐 조심했다.
플레이스매트를 깔고,
플레이팅 없이 접시만 툭—
거기에 물 한 잔.
콜라 줄까 하다가, 굳이 나서서 줄 생각은 없었다.
다행히 아무도 음료를 요구하지 않았다.
예에!!
“얘들아, 먹자!”
우르르 몰려든 아이들.
그리고 첫 입을 먹은 둘째가 눈을 휘둥그레 뜨며 말했다.
“엄마!!
까르보 나라가 아니라 환상의 나라예요!”
그렇게 둘째의 최애 파스타가 바뀌었다.
오늘도 아이들이 내게 알려준다.
최고의 맛은, 때론 파격 할인에서 시작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