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돌이가 위협하는 내 밥 줄.
요즘 여자는 도통 일이 안 된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회사 마스코트,
진. 돌. 이.
일을 하려 치면
그놈의 진돌이가 자꾸 눈앞에 어른거려서
도무지 집중이 되질 않는다.
그래도 회사에 몸담은
이상 밥값은 해야 했다.
아침에 올릴 결재를
완벽하게 준비해 과장님께 올렸다.
여자의 ‘완벽’과
과장님의 ‘완벽’은
기준이 다른 모양이었다.
매너 좋은 과장님,
웃으며 뼈를 때린다.
집중하자.
여기는 회사다.
자아는 버려.
틀에 나를 욱여넣으란다.
그게 싫으면 창업을 하라며.
하지만 여자는
시키는 일을 잘하는 사람이었다.
문제는,
지금 그게 잘 안 된다는 거지.
찌릿—
과장님의 눈빛이 심상치 않았지만
여자는 결국
화장실 가는 척 진돌이를 보러 가기로 했다.
눈칫밥 먹으며 내려갔는데,
진돌이는
여자를 본 척도 하지 않는다.
일자리를 걸고 내려왔건만.
피곤한 건가.
“아저씨, 쟤 왜 저래요?”
“저놈, 크지도 않겠다.
사람들이 어찌나 주물럭대는지.
이주임, 좀 그만 만지소.”
그렇다면…
오늘은 특별히 조금만.
부드럽고, 따뜻하고, 손에 착 감기는 귀.
귀엽다.
어쩌지.
사무실 가기 싫은데.
그래도 가야지.
네 밥 줄인데.
이제 변비 드립도 안 통할 것 같았다.
점심시간에 다시 오는 수밖에.
“점심때 다시 올게.
기. 다. 려. ♥”
입에 붙어버린 저 멘트.
까칠하기는.
여자는 헐레벌떡 사무실로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