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이 그렇게도 좋더냐
아침부터 기분이 너무 좋다.
구내식당에서 날아오는 고소하고 달콤한 춘장 냄새가 코를 때린다.
하아… 자장면.
나는 개지만, 자장면을 사랑한다.
맛은 본 적 없는데, 이상하게 열렬하게 사랑한다.
이것이 춘장의 냄새인가.
춘장에 버무려진 고기의 냄새인가.
예전에는 어려서 안 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어엿한 성인견.
지난 6개월 동안 폭풍 성장했다.
이제는 당당하게 요구하겠다.
자장면 한 그릇만 주시오.
언어가 다르다는 게 이렇게 불편할 일이었나.
매번 답답했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괴롭다.
경비 아저씨는 당연히 못 알아듣고,
이주임은… 뭐, 기대도 안 한다.
혹시 몰라 구내식당 가기 전에 이주임이 지나가면
정신없이 꼬리를 흔들 생각이었다.
자장면 좀 가져오라고.
엥?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지?
이런 적 한 번도 없었는데.
이주임이 나를 쓰다듬지 않는다.
아니, 쓰다듬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쳐.다.보.지.도 않고 그냥 지나간다?!
왜 저러지? 괜히 서운하다.
아… 그랬구나.
이주임도 자장면을 좋아하는 거였구나.
그래서 저렇게 허겁지겁 뛰어가는 거겠지.
역시, 자장면은 맛있는 거였다.
그래… 너도 맛있게 먹어.
그리고… 남는 거 나 좀 가져다주고…
(어쩔 수 없는 개 근성… 결국 남는 걸 바란다.)
나는 그렇게, 이주임이 남은 자장면을 가져오길 기다렸다.
그런데 이게 뭐 하는 짓이지?
자장면을 먹었다고 약 올리는 건가?
내 주둥이 가까이에서 후우 후우 불면서
입 냄새만 퍼붓고 있다.
씨— 이거 약 올리는 거 맞지?
치사하다.
그러고도 날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냐?
빈손으로 올 거였으면 그냥 오지 마라!
속으로 목청껏 외쳤다.
물론 못 알아들었겠지.
그렇지 뭐.
어리바리한 인간 같으니라고.
… 내 눈에 고이는 건 눈물 아니다.
절대 아니다.
그래도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먹지는 못해도,
이게 비록 이주임의 불쾌한 입 냄새라 할지라도,
자장면 냄새가 조금이라도 묻어 있을 것 같아
혀를 날름거렸다.
그랬는데…
갑자기 이주임이 나를 밀치고 가버리는 게 아닌가?
뭐지?
냄새도 나눠주기 싫다는 거냐?
이주임!!
갈 거면… 자장면 좀 가져다주고 가…
나는 점점 비굴해진다.
혹시 수위 아저씨가 가져다주시려나.
그래야 할 텐데.
아… 나의 자장면.
오늘따라, 위대한 진돗개인 내가
참 궁상맞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