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돌이 이야기 7

이주임이 그리운 날

by 하이진

평온한 나날이었다.
한때는 연예견처럼 떠받들어지던 시절도 있었다.
“연예견 생활도 이제 익숙해졌다”라고 말하면 있어 보이겠지만,
사실은 대형견이 되면서 귀여워해 주던 인간들이 하나둘 떠나갔다.

인기도 한때라더니…
그 말이 진짜였구나, 실감하는 나날이었다.


그래도 다 떠나도 남는 사람이 있다.
우리 회사의 의리녀, 이주임.
꼬박꼬박 나를 보러 와서 귀찮게 굴었고,
정기적으로 개껌도 챙겨줬다.

그래서 이젠 이주임만 보면 꼬리가 자동으로 흔들린다.
진돗개도 개껌 앞에서는 명색이고 품격이고 없다.

자장면 냄새는 나눠주지 않았지만,
개껌은 아낌없이 나눠준 사람이었다.


오늘은… 뭔가 이상하다

싸한 게 느낌이 달랐다.
괜히 몸이 으슬으슬,
안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그리고 그 느낌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몇 번 본 적 있는 사람.
볼 때마다 절대 좋은 일이 없었던 사람.
수의사 선생님.

저 상냥한 얼굴에 몇 번을 속았던가.


나는 바로 내 집으로 쏙 들어가 코만 벌렁벌렁 거렸다.

경비 아저씨가 나를 상냥하게 불렀다.


“진돌아, 이리 와~ 괜찮아~”


항상 괜찮다고 하지,

놉! 절대 괜찮지 않았다.


한 번 속으면 속인 사람이 나쁜 사람.
두 번 속아도 속인 사람이 나쁜 사람.
세 번도 마찬가지지.

그래서 나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나는 왜 개껌에 약할까.

그건 내가 개이지 때문이지.

신상 개껌이 눈앞에서 흔들리는데 본능이 버텨내지 못했다.

혹시나 하고 나갔다가 역시나 잡혔다.


“광견병 주사는 정기적으로 맞아야 해요.”


차분한 목소리와 함께 오른쪽 뒷다리에 따끔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천천히 퍼져오는 알싸한 약물 감각.


깨갱.
깽깽.
끼깅…


진돗개라도 아픈 건 아프고
무서운 건 무서운 거다.


이주임 오늘 바빠?

안 보이네.

이주임이 그리운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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