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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미 MUMI Aug 05. 2024

나는 지금 잘하고 있는 건가?

애들이 수업에 안 와요...

내가 처음으로 태국에 와서 한국어를 가르쳤던 시기에는 한국어 전공반이 없고 교양반만 있는 시기였다. 

그러다 보니 학교마다 다르지만 학생들이 선택해서 수업을 듣기도 하고 학교에서 그냥 한 반을 지정해서 한국어 수업을 듣게 하는 반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한국어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도 한국어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남학생들로만 구성된 반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학생들은 일반 학생이 아니라 기술을 배우는 반이었던 것 같다. 남학생이 50명 가까이 되는 반이었는데 전체 학생이 수업에 들어온 것을 거의 본 기억이 없다. 

어느 날은 수업을 들어갔더니 3명의 학생만 있어서 애들 어디 있냐고 물어보니까 밖에 있다고 했다. 너무 당황스러워서 지나가는 태국인 선생님께 얘기하니 괜찮다고 그냥 수업하라고 하셨다. 

내가 너무 당황스러워하고 있으니 남아있던 3명의 학생들이 자기들이 열심히 듣는 다며 수업해도 된다고 했다. 수업을 듣는다는 학생이 있으니 일단 수업을 하고 나왔는데 너무 황당하고 어이없고 이게 맞나 싶었다. 그런데 이렇게 학교 수업에 학생들이 출석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학교 행사가 있으면 그 행사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수업에 출석하지 않고 행사준비를 하고 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2학기에는 학교 수업을 하는 날 보다 행사하는 날이 더 많고 학생들이 수업에 들어오지 않는 날이 많았다.  

학생들이 수업을 안 들어오는 일도 많았지만 한 학기를 수업하고 시험을 보면 자모를 읽지 못해서 시험에 통과 못 하는 학생이 많다 보니 내가 너무 어렵게 하고 있는 건지 고민이 많이 되었다. 

그런데 또 이렇게 시험에 통과 못 한 학생들은 통과할 때까지 재시험을 보던가 숙제를 내주고 통과를 시켜줘야 한다. 그래도 통과를 못 하는 경우에는 태국 선생님들이 청소를 시키고 점수를 주기도 해서 이게 맞는 건지 혼란스러웠던 시기였다. 

나의 첫 해외 생활이면서 한국어 교사로 일을 하는 시기는 혼란과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방황하던 시기였다. 그래도 이 시기가 지나고 나서 지금은 이때보다는 여유롭게 학생들과 소통하며 한국어 수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도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잘 가르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나서 즐거운 기억이 가득할 수 있는 수업이 되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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