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가까운 곳에서 담배냄새가 났다. 어르신께서 흡연을 하고 계셨다. 무엇이 그리도 급하신지 신호가 바뀌지 않았음에도, 큰 사거리를 위풍당당하게 건너가셨다. 다행스럽게도 오가던 차량들은 통행을 멈추고 할아버지를 기다려주셨다.
지난달 31일, 서울 5호선 열차에 누군가 불을 질렀다. 이로 인해 23명이 연기 흡입 등으로 병원에 이송됐고 129명이 현장에서 처치를 받았다. 범인은 이혼 소송 결과에 불만이 있어 불을 질렀다고 자백했다.*
나무의 나이테는 ‘연륜(年輪)‘이라고도 불린다. 나무의 연륜은 봄에 형성된 춘재와, 여름에 형성된 추재가 있다. 춘재는 세포벽이 얇고, 추재는 세포벽이 두껍다. 때문에 추재가 많으면 나무가 단단해 고급재를 얻을 수 있다. 고급재를 얻기 위해 춘재에서 추재로의 이행을 유도하기도 한다. 수분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다.
같은 한자어를 공유하는, 또 다른 의미의 ‘연륜(年輪)’이 있다. ‘여러 해 동안 쌓은 경험에 의하여 이루어진 숙련의 정도’이다. 나무의 나이를 가늠하는 척도가 나이테에 있다면, 사람에 있어서는 주름보다도 내실이 드러나는 ‘연륜’이라 생각한다.
어린 날엔 주체하지 못했던 감정을 제법 삼켜낼 줄 아는 일. 연륜. 그 경험치와 내공이 무어냐며, 시간의 순리에 역행하는 듯한 이들의 사례는 꼭 ‘다양성을 존중하는 일‘이 ’ 낭만을 외치는 일‘처럼 느껴진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나는 일상을 가만히 견디다가도 어느 순간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상태가 되면서 주변의 누군가에게-낯선 당신에게라도-가서 막무가내로 묻고 싶을 때가 잦은데, 그건 그러니까 왜 이렇게 됐습니까, 하는 질문이다. 괜찮습니까, 하는 질문. 왜 이렇게 됐습니까, 괜찮습니까.”
*참고자료
1. 이영섭 김준태 기자, '지하철 5호선 방화' 60대 구속송치… 사이코패스 검사도, 연합뉴스, 2025.06.09
2. 김금희, 『너무 한낮의 연애』, 문학동네,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