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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서치 이덕무가 전하는 글쓰기 비법

by 정글


시험 삼아 내 입으로 읽으니, 이를

듣는 것은 나의 귀였다. 내 팔로 글씨를

쓰니, 이를 감사하는 것은 내 눈이었다.

내가 나를 벗으로 삼았거니, 다시

무엇을 한탄하랴!!

-이덕무.

은유. 《쓰기의 말들》. 필사. 83번.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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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글을 잘 쓰는 방법을 알고 싶다고?

매주 3시간 넘게 글쓰기 스승에게 배우고 있어. 스승은 자신이 "승질이 드럽다"며 목에 핏대를 올리고 크게 소리치면서 잊지 말라고 하는 사자성어가 있어.(졸다가 잠을 깨곤 해)

"토닥토닥, 중얼중얼"

쓴 글을 읽으면서 글을 쓰라는 뜻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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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은유 작가 《쓰기의 말들》을 필사하며 배운 좋은 글쓰기 방법이야.

좋은 글을 쓰는 7가지 방법


첫째, 글을 쓰고 소리 내어 읽어보라.

둘째, 움베르트 에코는 같은 페이지를 수십 번 쓰고, 소리 내어 읽으며 퇴고했다고 해.

셋째, 어떤 소설가는 글을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하고 들으며 고쳤다고 해.

넷째, 폴 오스터가 말했어 “훌륭한 산문 작가는 어느 정도는 시인이 되어 자기 글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라고.

다섯째, 묵독이 아닌 낭독은 어조, 억양, 공명, 논점에 주의를 집중시켜 좋은 글을 만들어.

여섯째, 소리 내어 읽으면 어색한 문장, 부자연스러운 호흡, 논리의 빈틈들이 보여

일곱 번째, 내가 나를 벗 삼는 것, 이게 글이 느는 진짜 지름길이야.


한마디로 소리 내어 읽으면서 쓰라는 이야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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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정조 때 실학자로 초대 규장각 외각 검서관을 지낸 이덕무는 세상의 모든 책을 다 읽겠다고 선언했어. 스스로를 간서치(看書痴, 책만 보는 바보)라고 불렀지.


서출 출신에 집안은 가난했고, 병치레 잦았지만 머리가 총명해 배운 글로 주위를 놀라게 했다고 해. 추운 겨울 손에 동상이 걸려도 책을 놓지 않았다고 하지. 읽고 쓰는 삶이 전부였대. 그가 한 말이야.


"시험 삼아 내 입으로 읽으니, 이를 듣는 것을 나의 귀였다. 내 팔로 글씨를 쓰니, 이를 감사하는 것은 내 눈이었다. 내가 나를 벗으로 삼았거니, 다시 무엇을 한탄하랴!!"


결국 핵심은 손으로 글 쓰고, 쓴 글을 눈으로 보면서 소리 내어 읽고, 귀가 들으면서 어색하고 이상한 글은 고치는 것. 이렇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거지. 내가 쓴 글(책)과 마주 보고 친구처럼 대화하며 쓰라는 이야기야.


나는 이 말이 마음에 들었어.

"내가 나를 벗으로 삼았거니, 다시 무엇을 한탄하랴!!"

내가 나를 '벗'으로 삼는다는 말이 무슨 뜻일까? '벗'은 나이가 비슷하거나 서로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 친하게 사귀는 관계라고 하지. 그러니까 글을 쓰고 소리 내어 읽으면 나 자신을 속속들이 알게 되고 친하게 된다는 뜻이야. 나와 친하게 지내면 행복해진다는 의미라고 생각해.


은유 작가도 "내가 나를 벗 삼는 것"이 글쓰기 지름길이라고 했어. 나를 벗 삼기 위해 지금 손으로는 '토닥토닥' 키보드를 치고, 눈으로 쓴 글을 보고, 입으로 '중얼중얼' 소리 내어 읽고, 귀로 듣고 이상하면 고치고 있어. 이게 나를 알아가는 지름길이고 좋을 글을 쓰는 최고의 방법이래!


친구야! 세 가지만 기억해.

글 쓰고 → 소리 내어 읽고 → 고치고. 이를 반복하기!


이게 좋을 글을 쓰는 지름길이고 나를 알아가는 방법이고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 이래.


PS. 요즘 책 안 읽는 사람이 너무 많대. 이덕무는 손에 동상이 걸리면서까지 책을 읽었다는 데. 쓰면서 나도 반성하고 있어!


친구야 오늘도 너의 행복을 빌게!

"네가 쓴 글이 누군가의 희망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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