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필사 완료
말이 몸에서 흘러나오고, 그 말들을
종이에 새겨 넣는 과정을 느끼는 것이다.
글쓰기는 촉각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
육체적인 경험이다.
-폴 오스터.
은유.《쓰기의 말들》. 필사. 99번째, P219.
"여보, 안자?"
자다가 일어났더니 새벽 2시다.
아내는 거실 책상에 앉아 성경을 필사하고 있었다.
손가락을 오므렸다 폈다를 반복했다.
금요일, 토, 일 새벽 2시.
이틀을 꼬박 필사에 매달렸다.
잠시 후
"와~ 완성했다."
아내가 거실에서 소리 질렀다.
성경 한 권을 노트에 써서
완성한 것이다.
볼펜 6자루를 흔들었다.
이틀 동안 볼펜 6자루를 썼다고 했다.
몰입하면 물 불 안 가리는 아내가
나는 가끔 무섭다. 착한 좀비처럼.
3여 년에 걸쳐 한 자 한 자 써 내려갔다.
매일 조금씩 조금씩 쓰는 것을 보았다.
때로는 중얼중얼 성경을 읽으며
쓰기도 하고, 쓰다가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가 또 쓰고,
손가락을 스트레칭하며,
기지개 켜는 모습을 수없이 봤다.
써지지 않는 만년필을 몇 번 바꾸고,
이것저것 다른 펜으로 바꿔 쓰기도 했다.
집안일로 출타하거나
여행을 갔다 올 때면 몰아 쓰기도 했다.
처음에는 설마 쓰겠나 긴가민가
했는데 시간의 누적은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
아내 성경 필사 완성을 축하하며
축하 시 한 편.
한 글자, 한 줄마다
눈물과 기도가 배어 있었네.
검은 잉크 속에 새겨진 건
당신의 믿음, 당신의 숨결,
당신의 하루하루였지.
끝없이 이어지는 말씀의 강을
작은 손으로 길어 올려
당신 마음의 그릇에 담았구나.
그 여정은
때로는 고요한 새벽 기도 같았고,
때로는 무릎 꿇은 찬송 같았으리라.
이제 당신의 노트 한 권은
그 자체로 성전(聖殿)이 되고
당신의 손끝은
기도하는 제단이 되었네.
말씀을 쓰는 동안
당신은 이미 말씀 안에 살았고
말씀 또한 당신 안에 거하였으니,
그 발걸음 어디서든
빛이 머물리라.
당신의 손길 따라
당신의 삶도 말씀 안에 더욱 빛나길!
백양로 교회에서는 성경 필사를
다 한 후 제출하면 제본을 해 준다.
어제 제본한 성경 필사 본 수여식이 있었다.
성경필사 본은
자기 글이 아닌 성경을 필사지만 것이지만
한 자 한 자 온몸을 통과하고
영혼을 통과한 못 짓이고, 기도이기에
저자는 아내 강지원 집사임에 틀림없다.
자랑스러웠다. 축하하기 위해
인근 '카페 해월당'에 가서 팥 빙수로
축하해 주었다.
모레 아들과 함께 별도 축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폴 오스터는
"말이 몸에서 흘러나오고, 그 말들을
종이에 새겨 넣는 과정을 느끼는 것이다.
글쓰기는 촉각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
육체적인 경험이다."라고.
은유 작가는
"좋은 글은 자기 몸을 뚫고 나오고 남의
몸에 스민다."라고 했다.
성경은 총 66권, 1,189장, 31,102절.
3,671,480자(한글 개역개정판 기준).
성경은 매년 1억 부 이상이 팔리는
가장 좋은 책이다.
아내 성경 필사 책은
좋은 글 3,671,480자를
온몸과 마음과 기도와 찬양과 영혼을 담아
온몸으로 쓴 언어다.
삼백육십 예순 날을 세 번이나 지나며
온몸을 뒤척이며 빚어낸 영혼이 스민 글이다.
성경 필사본이 내 몸에 들어왔다.
좋은 글은 자기 몸을 뚫고 나오고 남의 몸에 스민다.
오늘도 최고로 행복하세요
당신의 이야기가 누군가의 희망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