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 책을 잘 읽는 방법

by 정글


우리는 생소한 물건이나 낯선 환경을 접하면 경계한다. 원시시대부터 이어온 생존본능이다. 우리 뇌는 안전하고 편안한 것이 아니면 생존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렵고 두꺼운 책 역시 마찬가지다. 뇌가 싫어한다.

회사 다닐 때 책을 갑질하는 상사들이 대부분이었다. 아무리 바쁜 약속이 있어도 상사가 퇴근하기 전에는 일어날 수 없었다. 한 번 찍히면 직장 생활하기 힘들었다.



한 번은 책을 좋아하는 상사가 왔다. 그는 늘 책을 들고 다녔다. 우리 부서에 오자마자 베스트셀러라며 우리 부서 15명에게 한 권씩 선물했다.



무슨 책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벽돌 책이었다. 10페이지도 제대로 읽지 못했다. 재미없고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내가 읽을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책은 부서 이동할 때 폐지로 유명을 달리했다.



요즘은 덜하지만 20년 전만 해도 베스트셀러는 곧 두꺼운 책이었다. 신간이 나오면 신문광고에 나왔다. 베스트셀러라고. 필을 받아 책 한번 읽어보려고 사면 어김없이 벽돌책이고 재미없고 내용이 낯설었다.



엘렌 가넷의 책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에 보면 ‘단순노출효과’ 실험 결과가 나온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로보트 자이언스는 독일의 강제수용소를 탈출했다. 붙잡혀 감옥으로 갔지만 또 탈출한다. 이후 자이언스는 미시간 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8년, 그는 미시간 대학교에서 언어학습 실험을 한다며 학생들을 모집했다. 언어학습 실험은 위장이었다. 그는 학생들에게 엉터리 한자들을 보여주면서 이들 모두가 형용사라고 알려주었다. 각 한자를 피실험자들에게 다양한 빈도로 보여주었다.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한자가 있는가 하면 어떤 한자는 20번 이상 보여주었다. 자이언스는 피실험자들에게 각각의 형용사의 의미가 얼마나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지(좋은 뜻인지 나쁜 뜻인지) 추측해 보라고 했다.


실험 결과 아무 의미가 없는 글자도 노출 빈도에 따라 친숙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자주 보면 친숙해져 그 글자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내 주변에 물어보면 사내 커플이거나 CC 커플로 결혼한 사람들이 많다. 한눈에 반한 사람도 있겠지만 자주 보면 정이 들고 결국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하게 된다. 나도 입사동기로 만나 아내와 결혼했다.


영화 <Focus, 2015>. 윌 스미스 주연 영화를 재미있게 본 적이 있다. 윌 스미스는 리유안(Liyuan Tse)를 상대로 도박 사기를 벌인다.


슈퍼볼 경기장에서 선수 등번호 55번을 선택하게 만드는 걸 목표로 사전 밑 작업을 한다. 리유안이 경기장으로 오는 동선에 모두 55번이라는 숫자를 배치한다. 건물 번호, 엘리베이터 숫자판, 거리 현수막, 사람들의 옷, 노래 가사......, 결국 자주 본 친숙한 55번을 선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책 역시 마찬가지다. 어려운 책은 한꺼번에 읽으려면 힘들다.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수시로 3분 정도 훑어 읽는다. 오고 가다 목차를 쓱 한번 보고, 전체 내용을 그림 위주로 읽어보고, 제목 위주로 읽어 보고, 목차 중 관심 가는 꼭지를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익숙하게 되고 책을 읽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책을 완독을 했는 데 한 달만 지나도 그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실행이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공동체에서 한 가지라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적 있는 독서가 중요하다. 책 속에서 얻고자 하는 목적을 정해 한 가지라도 삶에 적용하는 게 요약독서법이다. 굳이 책을 완독 할 필요는 없다. 표지와 목차, 들어가는 글, 나오는 글을 본 후 내가 책에서 얻고자 하는 목적을 정해 그 분야에 해당하는 목차 1~2개를 골라 읽은 후 실천할 것 한 가지 정해 실천한다. 이 방법이 요약 독서법 중 하나다.


책 읽는 방법은 수백만 가지가 넘는다. 각자가 읽는 패턴이 있기에 어느 게 맞는 독서법이라고 말할 수 없다. 요즘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1분 1초가 바쁘다. 바쁜 일상 속에 내가 얻고자 하는 20%에 집중해서 효율적을 극대화하는 것이 요약 독서법이다. 독해력, 문해력, 암기력이 급격히 올라간다.


아무리 두꺼운 책도 자주 볼수록 친숙해지고, 친숙해지면 읽고 싶어진다. 친숙해진 책은 어느 순간 술술 읽히게 된다. 책에서 얻고자 하는 핵심 내용만을 빠르게 습득하고 실천하는 것이 요약독서법의 핵심이다.


요약 독서법을 활용하면 평소 구입해서 읽지 않고 쌓아 둔 책을 나도 모르게 읽는 경험을 하게 된다. 결국 익숙함이 독서의 즐거움과 성장의 문을 열어준다.


그녀는 겨드랑이에 책을 끼고, 때로는 핸드백처럼 들고 거리를 산책한다. 그녀에게 책은 19세기 멋쟁이들이 들고 다녔던 우아한 지팡이였고, 명품백이었다.


가을이다!


https://blog.naver.com/cunnom/224059465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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