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죽음)의 고통 앞에선 인생이 허무하고 방황할 경우가 있다. 최선이 좌절되어도 차선이 있고 차선이 막히면 차차선이 있다. 그게 인생이다.
독서모임 때마다 두 명이서 현수막을 양쪽에서 잡고 테이프로 붙였다 뗐다 하는 게 불편하고 보였다.
현수막에 색이 바래서 현수막을 주문 시안을 만들었다. 문득 유리벽에 큐방으로 붙이면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큐방으로 부착할 수 있는 현수막을 주문했다.
양쪽 사방에 규방이 붙은 현수막이 도착했다. 회원들이 좋아하는 표정이 보이는 듯했다. 모임 장소에서 현수막을 꺼내 부착하려고 했다.
얼라리, 현수막 사이즈가 커서 큐방이 무용지물이었다. 사이즈를 잘 못 잰 것이다. 공금으로 주문한 것이라 다시 주문할 수 없었다.
'내 돈으로 하면 되지 뭐...'
집으로 오는 길에 문득 생각이 떠올랐다. 사이즈가 엄청나게 큰 건 아니었다. 배경 이미지가 손상되지 않게 벽 사이즈에 맞춰 재단하면 될 것 같았다.
현수막 가게를 찾아가 물었다. 사이즈 줄일 수 있느냐고 물었다. 된다고 했다. 마음씨 좋은 사장님은 서비스라며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다음 모임 날, 재단한 현수막을 들고 갔다.
"선배님, 다시 주문하셨어요? 테이프 붙일 필요도 없고 너무 편해요!"
환하게 웃는 K 선배님 얼굴을 보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사이즈를 잘못 재서 맞지 않았던 현수막. 덤벙대는 내 성격을 탓했다. "쓸데없이 돈 낭비하네~" 하는 아내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하지만 결국 해결됐다.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실패라 단정 지을 필요가 없다. 하나의 문이 닫힌 것뿐이다. 또 다른 문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잊고 산다.
'얼마 한다고, 그냥 돈 주고 새로 주문하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만 사는 인생은 너무 싱겁지 않을까? 작은 실수 하나를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배운다. 최선이 막혀도 길은 있다는 것을.
우리는 늘 최선만을 준비하려 하지만, 인생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런 인생을 살아내 온, 당당하게 살아가는 당신이 최고!
오늘도 최고로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