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마음, 사람의 마음
기도의 본질은 내 뜻을 관철하는 도구가 아닌 하나님의 마음을 만나는 통로입니다.
어제 오후 2시. 제가 섬기는 백양로교회 원예배를 했습니다. 원예배는 교구별로 일정한 그룹을 정해 예배를 드리며 교제하는 시간입니다.
이성재 목사님 설교 내용을 요약했습니다.
창세기 18장 22~33절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기도를 드립니다. 때로는 간절한 소원을 아뢰고, 때로는 어려운 상황에서 도움을 구하지요.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과연 기도는 내 소원을 이루기 위한 도구일까?' 제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깨달은 기도의 본질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기도는 내 뜻을 관철하는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마음을 깊이 만나는 통로입니다.
기도의 오해를 넘어, 하나님의 마음을 구하기
많은 사람이 기도를 '소원 성취'의 주문처럼 생각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하나님께 끊임없이 요청하고, 그 요청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이죠. 물론 하나님은 우리의 필요를 아시고 응답하시지만, 기도의 궁극적인 목적은 그보다 훨씬 깊은 곳에 있습니다. 기도는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그 뜻에 내 마음을 맞추어 가는 과정입니다.
제 경험에 의하면 기도의 진정한 힘은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 데 있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기도를 통해 내 뜻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갈 때, 비로소 평안과 확신을 얻게 되더군요. 기도는 하나님과의 소통이며, 그 대화를 통해 우리는 그분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됩니다.
아브라함의 협상 기도,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가는 여정
성경 속 아브라함의 기도는 기도의 본질을 잘 보여줍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소돔과 고모라를 심판하시려는 계획을 들었을 때, 조카 롯이 살고 있는 그 도시를 위해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처음에는 의인 50명이 있다면 용서해 달라고 간청했고, 하나님은 흔쾌히 응답하셨습니다.
하지만 아브라함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50명에서 45명, 40명, 30명, 20명, 그리고 마침내 10명까지 숫자를 줄여가며 하나님께 매달렸습니다. 이 기도는 단순히 '협상'을 하는 행위가 아니었습니다.
아브라함은 이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공의와 자비 사이에서 고뇌하는 그분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는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심판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결정인지를 깨달았고, 그분의 긍휼 하심을 더욱 간절히 구하게 되었습니다.
요나와 예수님의 기도, 기도의 정답을 찾아서
기도의 정답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요나와 예수님의 기도를 비교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선지자 요나는 하나님께서 니느웨를 구원하시려는 뜻을 알았지만, 자신의 민족적 감정과 정의감 때문에 그 뜻을 거부하고 도망쳤습니다.
결국 그는 물고기 뱃속에서 회개했지만, 니느웨가 구원받자 오히려 화를 냈습니다. 요나의 기도는 철저히 자기중심적인 뜻을 관철하려는 시도였고, 이는 결국 불만과 분노로 이어졌습니다.
반면, 예수님의 겟세마네 기도는 기도의 완벽한 모범입니다. 십자가를 앞두고 인간적인 고통과 두려움에 떨었던 예수님은 "아버지여, 할 수만 있다면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하셨습니다. 그러나 그 기도의 끝은 언제나 "그러나 내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였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고통스러운 소원보다 하나님의 구원 계획, 즉 하나님의 뜻을 최우선으로 두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기도의 정답입니다. 내 뜻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이는 순종의 고백인 것입니다.
기도가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찾아오는 역설적인 은혜
우리는 종종 간절히 기도했지만,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 실망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경험한 바로는, 기도가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오히려 우리의 신앙은 가장 크게 성장합니다. 왜냐하면 그때 우리는 비로소 하나님의 더 크고 깊은 계획을 바라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기도 응답이 지연되거나 거절될 때, 우리는 좌절 대신 '하나님께서 나에게 더 좋은 것을 준비하고 계시는구나'라는 믿음을 배우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인내를 배우고, 세상적인 성공이나 소유가 아닌 하나님과의 관계 자체에 집중하게 됩니다.
기도가 내 뜻을 관철하는 도구가 아님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하나님의 마음을 닮아가는 성숙한 신앙인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입니다. 기도는 결국 우리를 변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입니다.
하나님이 얼마나 피곤하시겠습니까? 온 우주에서 "주시옵소서~ 제발, 주시옵소서......., "라는 기도 때문에. 어쩌면 귀를 막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내가 원하는 기도 8할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응답을 받은 기도보다 받지 않을 때 신앙이 한 뼘 더 성장하고 내게 유익하다는 걸 살아가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는 모든 일들이 성공만 하면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실패와 고통과 좌절의 아픔을 통해 삶이 더 성숙해진다는 걸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습니다.
종교를 믿든 믿지 않든 중요한 것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지요. 기도하는 삶이 우리 삶을 풍성하게 만든다고 확신합니다.
기도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요술 지팡이가 아니라, 비바람 치는 세상 속에서도 하나님의 품 안에서 평안을 찾는 기술입니다. 이번 한 주, 기도의 응답보다 '기도하는 마음' 그 자체로 충만한 시간을 보내시길 소망합니다.
이 한주도 최고로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