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의 악단

실화를 바탕으로 한 북한 지하교회의 은혜와 눈물

by 정글


지인의 추천으로 어제 아내와 함께 롯데백화점 부산 본점 영화관에서 <신의 악단> 영화를 봤습니다. 별 기대를 하지 않고 갔으나 예상치 못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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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달러를 위한 '가짜' 찬양단


영화 '신의 악단'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대북 제재로 돈줄이 막힌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2억 달러 지원을 받기 위해 보위부가 '가짜 찬양단'을 만들어 운영하는 이야기입니다. 평양에 교회 2곳을 세우고, 찬양단이 찬양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겠다는 조건으로 거래를 약속합니다.


보위부 장교들은 단 2주 만에 악단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지시가 파격적이었습니다. "가짜로 하면 안 되고 진짜로 해야 한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단원들은 찬양을 '혁명적으로', '속도전으로' 완수해야 하는 전투적 과업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철저한 감시 속에서 눈물 흘리기, 통성기도 같은 '연기'를 연습했습니다.


"왜 남조선 찬양가는 기도부터 하느냐"


흥미로운 것은 단원들이 던지는 질문이었습니다. "왜 남조선 찬양가는 기도부터 하느냐"라는 질문 속에는, 형식적인 모방을 넘어선 본질적인 차이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었습니다.


연습이 반복될수록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단순한 '연기'였던 찬양이 단원들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특히 '은혜'라는 곡은 그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내가 지나왔던 모든 시간이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


모든 것이 당의 배려라고 교육받아온 그들에게, 이 가사는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습니다. 어둠 속에서 몰래 성경을 읽으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억압된 환경에서도 진리를 향한 인간의 본능이 살아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791416_1283341_3555.jpg 영화속 박시우 애인 윤선아



박시후의 찬송가 272장, 나도 모르게 눈물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박시후 배우가 찬송가 272장 '고통의 멍에 벗으려고'를 부를 때였습니다. 과거 상처와 아픔에서 벗어나려는 인물의 가쁜 호흡이 절절히 느껴졌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연기자가 아닌 실제 변화된 크리스천으로 보였습니다. 신앙인들이 감동의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아름다운 장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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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들의 증언을 통해 알려진 실화처럼, 가짜로 시작한 찬양과 성경 읽기가 그들의 심령을 변화시켜 진짜 신앙인이 됐다는 것이 영화 '신의 악단'의 주요 내용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NnvmFCAXsA


목숨을 건 선택, 자유를 향한 여정

영화의 핵심은 단원들의 마지막 선택입니다. 행사 후 처형될 위기 속에서도, 일부 단원들은 진정한 자유를 찾아 탈북을 돕거나 스스로의 신앙을 고백하는 용기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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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단원들을 감시하던 보위부원의 고백이었습니다. "찬양을 하면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다"라는 그의 말은 자유의 소중함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자신의 생명보다 복음 증거와 동료들의 안전을 우선시하는 모습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인류애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당연함 속에 숨겨진 은혜

북한 지하교회 신자들에게 찬양은 목숨을 건 선택이었습니다. 억압의 사슬이 아무리 단단해도, 하나님을 향한 인간의 영혼은 결코 길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어둠이 깊을수록 작은 별빛이 더 밝게 빛나듯, 북한의 지하 교회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노래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우리에게 당연한 일상의 모든 순간이, 누군가에게는 목숨을 걸고 지켜내야 할 간절한 '은혜'였습니다. 우리는 이 자유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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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남긴 메시지


영화 '신의 악단'은 꼭 종교적으로 접근하지 않아도 관람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폐쇄적인 북한의 기독교 실상을 엿볼 수 있고, 등장인물 개성과 북한 사투리가 극에 몰입하게 만듭니다.


이 영화는 묻습니다.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우리의 '자유'와 '은혜'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형식적인 신앙생활에 안주하며 잿밥에만 마음을 빼앗기고 있지는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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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우가 마지막 처형 당하면서 했던 대사.

"하나님 나 잘 했지요?"

죽음의 순간에 나는 저런 말을 하나님께 드릴 수 있을까?


마지못해 주일예배를 드리고, 예배와 봉사활동이 너무 많다고 불평했던 제 모습이 미웠습니다. 기독교인으로 사명을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분이 있다면 종교의 유무를 떠나 꼭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웃음과 감동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최고로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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