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이반일리치의죽음

이반 일리치의 죽음, 서평

by 정글


죽음조차 파괴할 수 없는 삶의 진정한 의미를 단 한 문장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은 노벨 연구소가 선정한 역사상 최고의 작품이자, 전 세계인의 가치관을 뒤흔든 러시아의 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사상적 결정체, 《이반 일리치의 죽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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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독서모임(부부 6쌍이 매월 넷째 토요일 모이는 독서모임) 선정되어 읽게 되었습니다.


대문호 톨스토이는 걸작 《안나 카레니나》 이후 십 년 가까운 침묵 끝에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들고 돌아왔습니다. 실제 어느 검사의 부고에서 영감을 얻어 집필된 이 소설은, 단순히 죽음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임종의 순간 밀려드는 허무의 어둠과 그 끝에서 마주하는 찬란한 평온, 그리고 망자를 에워싼 산 자들의 소름 끼치는 무관심을 진실하게 쓴 작품입니다.


과연 평생을 '올바르고 품위 있게' 살았다고 자부하던 한 남자. 죽음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마주한 진실은 무엇이었을까요? 책은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하게 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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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 있는 성공, 완벽한 가정. 그런데 왜 당신의 죽음은 이토록 비참합니까?"


지금 이 순간 오직 사회적 성공과 타인의 체면만을 위해 달리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 번듯한 아파트, 우아한 취미 생활. 이 모든 것이 갖춰졌을 때 비로소 '성공한 인생'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책의 주인공 이반 일리치는 바로 그런 삶을 살았던 인물입니다. 고등법원 판사라는 명예로운 직업과 남부러울 것 없는 가정을 꾸렸던 그가, 사소한 사고로 죽음의 문턱에 서게 되면서 겪는 심리적 붕괴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제시합니다.


작가 레프 톨스토이는 노년기 구도자로서의 통찰을 담아, '잘못 살아온 삶'이 맞이하는 죽음이 얼마나 끔찍한지, 그리고 그 끝에서 발견하는 진정한 삶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이 얇은 책 한 권에 압축해 넣었습니다.


책의 구성, 죽음에서 시작해 삶의 본질로


책은 독특하게도 주인공의 '부고'로부터 시작합니다.

1장에서는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접한 동료들의 속물적인 반응과 형식적인 조문 풍경을 보여줍니다.


2~3장에서는 '단순하고 평범하지만 가장 끔찍한' 이반 일리치의 성공 가도와 새집 단장 중 당한 사소한 부상을 다룹니다.


4~6장에서는 병세가 악화되면서 마주하는 육체적 고통,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기만과 거짓 속에서 느끼는 처절한 고독을 묘사합니다.


마지막 7~12장에서는 죽음의 공포 속에서 자신의 삶이 '가짜'였음을 깨닫고, 하인 게라심의 진심 어린 연민을 통해 마침내 '빛'을 발견하며 숨을 거두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의 죽음을 묘사하는 '현미경 같은 정교함'에 있습니다. 톨스토이는 인간이 죽음 앞에서 어떻게 자기합리화를 하고, 어떻게 무너져 내리는지를 소름 끼치도록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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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는 인간이다. 인간은 죽는다. 고로 카이사르는 죽는다."


이반 일리치는 이 논리학의 삼단논법이 자신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믿고 싶어 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영원히 살 것 같이 오늘을 살아갑니다.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타인의 시선과 각종 SNS 상 전시용 삶에 매몰되어 있습니다. 겉보기에 화려한 삶을 꾸리느라 내면의 공허를 외면하며 살아갑니다. 책은 그런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 주는 죽비 같은 메시지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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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3장에서 거실 커튼을 달다가 다치는 장면이 나옵니다. 성공의 상징인 '거실 단장'을 위해 목숨을 잃는 것, 이것이 바로 본질을 잊고 껍데기에 집착하는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고전은 인간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과 보편적 진리를 통해 삶의 나침반 역할을 합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는 이 최첨단 시대에도 '죽음'과 '고독'이라는 인간 고유의 문제는 결코 변하지 않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고전을 읽을 때입니다.


이런 분에게 이 책을 읽기를 권합니다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번아웃에 빠진 직장인.

가족 간의 대화가 형식적으로 변해버린 분들.

삶의 허무를 느끼며 의욕이 없는 분.


작가는 왜 이토록 잔인할 정도로 죽음을 파헤쳤을까요? 어쩌면 앞만 보고 폭주기관차처럼 달리는 우리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를 말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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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문장.

"이반 일리치가 지나온 인생사는 가장 단순하고 평범하면서도 가장 끔찍한 것이었다."(21P)

사회적으로 성공한 판사의 삶이 왜 '끔찍한 것'이었는지 질문을 던지며, 겉으로만 번듯한 삶의 허무함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문장입니다.


"혹시 내가 잘못 살아온 건 아닐까? 하지만 나는 모든 것을 제대로 했는데 뭐가 어떻게 잘못되었단 말인가?"(P89)


죽음을 앞두고 평생 '정답'이라고 믿어온 사회적 관습과 품위가 사실은 가짜였을지도 모른다는 작가의 실존적인 고뇌가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죽음에 가까워질수록 속도는 반비례로 빨라지는군. 산을 오른다고 상상하지만 사실은 꾸준히 산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다." (93P)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흐르는 느낌과, 성공을 향해 올라간다고 믿었던 삶이 사실은 죽음을 향해 추락하고 있었다는 깨달음을 담고 있어 내 모습과 비슷한 것 같아 공감이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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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반 일리치는 아들의 눈물과 가족에 대한 연민을 통해, 자신의 잘못된 삶을 바로잡을 기회를 얻습니다. "끝난 건 죽음이야. 그것은 더 이상 없다."라는 마지막 고백은 독자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보냅니다.


작가는 독자가 이반 일리치처럼 죽기 한 시간 전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삶이 '진짜'인지 점검하기를 원합니다.


이 책은 인생 마지막 페이지를 미리 넘겨보게 해주는, 독자 여러분에게 '인생 지침서'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그러니 안 읽으면 나만 손해겠지요.






"죽음을 기억하라(Memento Mori), 그리하여 오늘을 뜨겁게 사랑하라."






오늘도 최고로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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