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지구라는 호텔을 잠시 임대해서 쓰다 가는 것이다.
두려움에 초연해지는 방법은 집착을 내려놓는 일이다.
인생은 지구라는 호텔을 잠시 임대해 머물다 가는 시간이다. 집착을 버리면 인생을 가볍게 살 수 있다.
두려움은 실체가 없다.
대부분의 두려움은 가진 것을 잃을까하는 상상, 실패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 고통을 미리 앞당겨 겪는 마음에서 생긴다. 아직 오지 않은 일을 미리 살아버리는 셈이다. 그래서 두려움의 정체는 상황이 아니라, 그것을 대하는 내 마음의 태도에 가깝다.
문제는 두려움을 없애려 애쓸수록 오히려 더 커진다는 데 있다. 중요한 것은 두려움을 통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는 일이다.
600여 명이 참여하는 단·무·지(단순, 무식, 지속) 독서포럼 워크숍에서 강의 부탁을 받았다. 행사 일이 다가올수록 입맛이 없었다. 강의안을 만들고 말할 내용을 노트에 적어 중얼중얼 몇 번을 수정하고 연습했다. 즐거워야 할 워크숍이 부담되고 즐겁지 않았다. 강의 전날 밥을 먹을 수가 없었다.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드디어 강의하는 날, 강의장에 들어가 대기 의자에 앉았다. 사람들이 모두 나만 보는 것 같았다. 발표 순서가 다가올수록 손에 땀이 났다. 연신 물을 들이켰다. 계속 심호흡을 했다. 드디어 내 순서가 되었다.
연단에 올라가서 청중을 봤다. 아무 생각이 안 났다. PPT를 보고 발표를 시작했다. 어떻게 강의했는지 모르겠지만 끝이 났다. 등짝에 땀이 흐르는 느낌이 들었다.
왜 이렇게 두려웠을까? 잘해야 한다는 집착, 실패하면 안 된다는 집착 때문이었다.
첫째, 지속적인 연습이다.
연습을 많이 하면 두려움이 줄어든다. 낯선 것에 익숙해지면 두려움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나는 강의안을 만들고, 중얼거리며 연습하고, 수정하기를 반복했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그 과정이 두려움을 조금 줄여주었다.
둘째,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만 한다.
초연해진다는 건 무관심과 다른 단어다. 초연해진다는 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을 놓아주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만 하는 것이다.
회사 다닐 때 승진 때마다 나를 모함하는 동료가 있었다. 처음엔 그 사람 마음을 바꾸려고 노력했지만 좀처럼 해결되지 않아 괴로웠다. 승진을 앞두고 평판이 두려워 싸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내가 아무리 애쓴다고 상대의 마음을 통제할 수 없었다. 마음을 내려놓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몰입했다. 시간이 지나자 희미해졌고 평소처럼 회복되었다.
셋째, 집착을 버리고 모든 것을 잠시 빌려 쓴다는 마음으로 산다.
지난달 서울에서 아내 친구 부부가 부산으로 놀러 왔다. 아난티 코브 호텔 방 두 개를 잡아 함께 보냈다. 기장 앞바다가 훤히 보이는 바닷가에 있는 숙소, 가슴이 펑 뚫렸다.
호실은 달라도 안에서 서로 왕래할 수 있었다. 베란다에 둥근 욕조. 부부가 욕탕에서 은은하 조명아래 와인을 마실 수 있었다. 침대에 누워 수평선에서 벌겋게 솓아오르는 일출도 볼 수 있어 좋았다.
다음 날 아난티 워터하우스 온천욕을 즐길 수도 있었다. 야외 온천에서 물이 뚝뚝 떨어질 듯 푸른 하늘을 보며 이렇게 호사를 누려도 되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친구 부부는 이렇게 좋은 숙소는 처음 본다고 했다.
고급 호텔도, 고급차도 내가 빌려면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모든 것이 내 것이 아니라 잠시 빌려 쓰다가 하늘나라로 간다고 생각하면,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고 삶이 가볍고 풍요로워진다.
인생은 '지구라는 호텔'을 잠시 임대해서 쓰다 가는 것이다. 집착을 버리면 두려움에서 자유로워지고, 삶을 풍요롭게 살 수 있다. 지속적으로 연습하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하고, 모든 것을 빌려 쓴다는 마음으로 살아가자. 그것이 두려움 없는 삶, 초연한 삶으로 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