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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쭐나는 가게의 비밀, 좋은 제품이 배송 시간을 이긴다

by 글쓰는 천사장

8월 13일. 7월 6일에 주문했던 제품이 아직도 오지 않았습니다. 한 달이 훌쩍 넘은 시간이죠. 보통이라면 벌써 주문 취소하고 클레임을 걸었을 텐데, 저는 여전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하면서도 복잡합니다.


처음엔 5000원짜리 쿠폰 때문이었어요. 유효기간 만료가 임박해 주문한 거라 취소하면 쿠폰이 사라지니까요. 그런데 기다리는 사람들이 저 혼자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는 단순한 쿠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후기를 보니, 무려 두 달을 기다려서 제품을 받은 분도 있더군요. 그런데 놀랍게도 그분들의 평가는 한결같았습니다. "오래 기다렸지만, 정말 맛있어요!"


이쯤 되니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대체 얼마나 맛있으면 사람들이 이렇게 참고 기다리는 걸까? 평범한 제품이라면 배송이 하루 이틀만 늦어져도 난리가 났을 텐데 말이죠.


자영업자 입장에서 보면 이 사장님의 심경이 어떨지 충분히 짐작이 갑니다. 주문은 폭주하고, 감당할 수 없는 배송 지연에 매일같이 쏟아지는 클레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제품을 받고 만족스러운 후기를 남기는 고객들을 보며 힘을 내고 있을 겁니다.


이런 경험은 흔치 않죠. 그야말로 '돈쭐'이 나는 상황이니까요. 저도 이 기회에 끝까지 기다려보려고 합니다. 정말 얼마나 맛있는지 제 두 눈과 입으로 확인하고 싶거든요. 올여름 아이에게 시원한 미숫가루를 타주려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지만, 여름방학이 끝나면 저라도 맛있게 먹어보겠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이 사장님의 장사 노하우가 정말 궁금해졌습니다.


저도 무인매장을 운영하며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이 특별한 '기다림의 미학'을 배워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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