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신뢰
“너를 자기 밖에서 구하지 마라.”
인간은 자기 자신의 별이다.
정직하고 완전한 인간을 만들 수 있는 영혼은
모든 빛과 모든 힘과 모든 운명을 지배한다.
그에게는 어떤 일도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늦게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의 행위는 곧 우리의 천사. 선이든 악이든.
조용히 우리와 함께 걷는 운명의 그림자다.
- 보몬트 · 플레처, 「정직한 자의 운명Honest Man's Fortune」
어린 것을 바위에 던져라.
늑대의 젖꼭지를 빨게 하고
매와 여우와 더불어 겨울을 나게 하라.
힘의 속도가 그의 손이 되고 발이 되리라.
1장
당신 자신을 믿어라
얼마 전에 나는 저명한 화가가 쓴 몇 편의 시를 읽었다. 인습에서 벗어난 독창적이 시였다.
주제가 무엇이든, 그런 시는 인간의 영혼에 반드시 어떤 가르침을 준다. 시를 읽을 때 마음에 스며드는 감정은 그 시에 담긴 어떤 사상보다 더 가치가 있다.
자기 자신의 생각을 믿는 것, 자기 마음속에서 진실인 것은 다른 모든 사람에게도 진실이라고 믿는 것, 그것이 천재天才다.
마음속에 숨어 있는 확신을 소리 내어 말하라. 그러면 그것이 보편적인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때가 되면 마음속 가장 깊숙한 곳에 있던 것이 겉으로 드러나기에, 최후의 심판을 알리는 나팔소리가 울리면 우리가 처음에 가졌던 생각이 우리에게 되돌아온다.
마음속 목소리를 듣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모세, 플라톤, 밀턴에 대해서 가장 높이 평가해야 할 점은, 그들이 책과 전통을 무시하고 남들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생각한 것에 대해 이야했다는 점이다.
시인이나 현자가 보여주는 천상의 광휘가 아니라, 내부에서부터 우리 마음을 가로질러 번뜩이는 빛줄기를 찾아내고 관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자기 생각에 주목하지 않고, 오히려 그 생각이 자기 것이라는 이유로 밀쳐버리고 만다.
우리는 흔히 천재의 작품을 통해 우리가 내던진 생각을 만나게 된다. 한때 우리가 품었던 그 생각들이 이제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운 위엄을 띠고 우리에게 되돌아온다. 위대한 예술 작품들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이 이것이다. 모두들 반대편에 서서 떠들고 있을 때야말로 부드럽게, 하지만 단호하게 자기 자신의 느낌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일 어떤 사람이 우리 앞에 불쑥 나타나 우리가 늘 생각하고 느꼈던 것들을 그럴싸하게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자기 생각을 들어야 하는 부끄러운 처지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공부를 해나가다 보면 이런 확신에 도달하게 되는 시점이 있다. 질투란 무지이고 모방은 자살이라는 것, 좋든 나쁘든 자기 몫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확신이다. 드넓은 우주가 선의로 가득 차 있다고 해도, 자신에게 주어진 땅을 애써 일구지 않는다면 내 몸을 살찌울 옥수수 한 톨 얻을 수 없다는 확신이다.
우리에게 깃들어 있는 힘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나 자신밖에 모르고, 그것도 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다.
어떤 얼굴, 어떤 성격, 어떤 사실에서는 깊은 인상을 받는 반면, 또 다른 얼굴이나 성격이나 사실에서는 아무 느낌도 받지 못하는 일이 있다. 거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이미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것들과 조화를 이룰 때에만 새로운 어떤 것이 기억에 새겨지기 때문이다. 한 줄기 빛이 비칠 때 우리의 눈길은 그쪽으로 쏠려 특정한 그 빛줄기의 존재를 입증하게 된다.
우리는 자신을 절반밖에 표현하지 못하며, 하늘로부터 받은 신성한 관념을 부끄럽게 여긴다. 우리가 그런 관념을 조화롭고 선한 것으로 여기고 신뢰했더라면, 그것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온전하게 주어졌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