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하는 것에도 기술이 필요했다.
누군가를 미워했다.
미워할 수밖에 없었다.
미움의 크기가 깊이가 커져갔다.
마음 가득 채워 미워하게 되었다.
미워해야 할 것들이 많아질수록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는 통증을 끌어안아야 했다.
가까운 사이, 마음을 나누는 사이, 편안한 사이, 더 많은 특별한 이유의 관계에서도 기본적인 '예'를 지켜야 그 관계를 오래 유지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자신을 잘 관리하며 통제해가는 습관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그 작은 '예'를 지키지 않아 상대 방을 혼란에 빠뜨린다.
처음에는 당황, 혼란스러워하며 저 사람이 왜 저러는 것인가? 이해할 수없었다.
그리고 미워지기 시작했다. '예'를 가지고 나를 대하지 않는 그의 언행에 실망했고, 반복되는 모습에 관계는 아주 나빠졌다. 만나지 않고 지낼 수 있는 관계가 아니었기에 지워지지 않았고, 관계를 해결하고자 노력하지 않았기에 미움을 눈덩이처럼 커져 마음을 가득 채워 버렸다.
혼자 있을 때에도 나를 향해 그가 쏟아내었던 예의 없고 상식적이지 않았던 언행을 지울 수 없어 순간순간 기억 속에서 뛰어나왔고 그때마다 흥분했었다.
그를 만나게 되거나 생각하기만 해도 숨이 차오르고 답답함을 느끼는 기분 나쁜 통증을 느끼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렇게 까지 미워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를 미워하기 시작 한지 아주 오랜 시간이 흘렀다. 주변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으려 마음을 숨겼고 그를 만나게 되어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별스럽지 않게 대했었다.
그를 만난 날이면 며칠간 마음이 거칠고 예민하게 날이 서있는 것을 느꼈다.
미움을 가진 순간부터 격렬하게 미움을 키워 갔고, 그를 떠올리게 하는 모든 순간을 강하게 밀어내고 미움의 벽이 더 단단해지도록 만들어 온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도 미움의 크기가 너무 커져 나의 마음이 통증을 느끼기 시작하고, 고통스러움으로 나를 병들게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에 가능했다.
한없이 미워하고 미워하고 했던 것들이 그가 아닌 나를 아프게 하는 일이었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일에도 지혜가 필요했다. 누군가를 나의 인생에서 밀어내는 일에는 기술이 필요했다.
누군가를 철저하게 미워하고 밀어내는 일은 스스로를 병들게 하고 해치는 일이었다.
다치지 않게 상처 받지 않게 나를 살펴야 했다.
중년의 나이가 되어 가지게 되는 마음의 여유와 경험과 책 읽기를 통해 나를 성장시켜가는 지금 미움을 내려놓고 아파하는 나를 살펴 미움을 가지 더라도 건강하게 미워하는 방법을 찾도록 해야겠다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