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두 글자의 무게감
창업자에게 '투자'란 늘 머릿속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단어다.
성공을 향해 도약하려는 스타트업에게 투자는 필수 관문처럼 여겨지고, 시리즈 A를 받았는지 여부가 회사의 가능성을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나 역시 처음부터 투자를 의식하며 법인을 세웠다.
개인사업자로는 지분을 나눌 수도, 제대로 된 투자를 받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투자를 받는 게 맞는지 아닌지 마음은 점점 더 복잡해져 왔다.
사실 투자는 원한다고 누구나 받을 순 없다.
아무나에게 돈이 흘러가진 않는다.
경기 침체로 시장이 얼어붙은 지금, 자금은 부익부 빈익빈처럼 소수의 잘될 만한 곳으로만 몰린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며 고민하는 우스운 꼴이다ㅋㅋ
그런 고민 끝에 선명해진 건 하나였다.
투자를 받는다는 건 단순히 돈을 확보하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것은 곧 빠르게 회사를 키우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기회는 드물고, 책임은 무겁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에게 수없이 물었다.
‘정말 투자가 필요한 걸까?’
이 질문은 멘토링 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내가 받은 답변은 두 갈래로 나뉘었다.
추천파
“받을 수만 있다면 무조건 받아라.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다.”
“투자는 돈만이 아니다. VC의 네트워크와 지식에서 얻는 시너지가 크다.”
비추파
“투자받지 말고 매출로 버텨라. 지분 희석되면 엑싯해도 남는 게 없다.”
“투자를 받으면 경영 간섭이 심해진다.”
결국, 정답은 없다.
각자의 상황과 경험이 달라 내 경우는 어떨지 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이렇게 정리했다.
투자를 내 쪽에서 차단할 필요는 없다. 가능성을 미리부터 닫아두는 건 기회를 버리는 일이니까!
그렇다고 투자에 목맬 필요도 없다. 사업의 본질은 매출과 고객에게 있으니까!
투자를 애초에 거부하며 길을 좁히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투자만이 살길이라며 매달리지도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