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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BA Apr 05. 2018

고객 감동

아마존 프라임의 힘 


미국엔 아마존 프라임이라는 게 있다. 미국 최대 온라인 상거래 기업 아마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인데 일 년에 가입비를 100불 내면 배송비 무료, 이틀 안에 배송(어떤 건 하루만에 오기도 하고), 물건 수령 후 30일 안에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환불 가능(왕복 배송비 무료)뿐 아니라 프라임 비디오(넷플릭스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등 파격적인 혜택이 주어진다. 나도 2007년부터 꾸준히 써왔는데 한국에 돌아와 더 이상 쓸 일이 없어 며칠 전 서비스를 취소했다. 연회비 개념이라 지금 취소하더라도 1년을 다 채우기 전까지는 어쩔 수 없이 써야 하지만 이메일로 자초지종을 설명했더니 당장 취소하고 전액을 환불해주는 게 아닌가. 

아마존은 항상 이런식이다. 나는 영상과 사진을 하는 사람으로서 촬영장비를 구입할 일이 많았는데 나같은 사람에게 아마존 프라임은 천국과도 같은 서비스다. 촬영장비는 대부분 고가이기 때문에 수많은 리서치를 통해 신중히 결정하지만 막상 써보면 성능이 생각보다 떨어진다거나 나랑 안 맞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난 아마존 프라임 멤버였기 때문에 큰 부담없이 직접 새로운 장비를 써보고 반납하고를 반복할 수 있었다. 너무 악용하는 게 아니냐 생각할 수 있는데 아마존에 갖다 바친 돈을 생각하면 전혀. 적어도 내 경우엔 고객과 기업이 모두 윈윈했다고 자부한다.   

고객관리는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전화 응대도 친절하고 이메일 답변도 굉장히 빠른편이며 이야기만 잘 하면 대부분 문제는 다 해결된다. 반납 가능 기간인 30일이 지났지만 쿨하게 받아준적도 몇 번 있었고 내 실수로 엉뚱한 곳에 배송돼 잃어버린 8테라짜리 외장하드는 “에이 됐어. 넌 오랫동안 프라임 멤버였으니까 그냥 하나 더 보내줄게. 잘못 간건 잊어버려” 한 적도 있다. 이러니 도저히 프라임을 벗어날 수가 없다. 처음부터 아마존이 이런 서비스를 제공했는지, 높은 고객 감동으로 유명한 자포스(Zappos)를 인수하고 나서부터 이렇게 됐는지는 모르겠으나 언제나 내게 감동을 준 건 확실하다. 

내 친구는 장사하던 시절, 스승님께 배운대로 서비스를 제공했더니 3개월만에 매출이 10배로 뛴 적 있다고 했다. 배달을 가면 손님집을 나설 때 현관쪽에 모여있는 쓰레기들을 항상 대신 버려줬단다. 똥기저귀든 음식쓰레기든. 

어떤 비지니스든 ‘고객 서비스’가 중요하지 않은 곳은 없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고 마음을 흔들어놓으면 지갑은 열리게 되어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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