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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대장님 질문 있습니다! ‘FM 자세’할 때 FM은 어디서 나온 말입니까? (입고 있는 군복을 가리키며)그리고 이걸 왜 CS복이라 부릅니까?
이건 육군 훈련소에서 내가 했던, 첫 번째 질문이다.
평소 언어(용어)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던 나는, 무엇이든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보라는 소대장의 말에 군대 용어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당황한 소대장은 그런 거 말고 군대에 관련된 걸 물어보라며 핀잔을 줬다. 아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서 이 궁금증을 푹 묵혀놨다가, 첫 외박 나가자마자 피씨방에서 찾아본 기억이 난다.
미국서 생활하는 내게 가끔 ‘영어 공부를 어떻게 시작해야하는지’ 묻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 때마다 일단 주변에 보이는 이름이나 용어중 뜻을 모르는 것들을 찾아보라고 조언해준다. 나는 언어 습득의 첫걸음은 교재나 강의가 아니라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말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확한 뜻 몰라도 전혀 불편없이 지나칠 수 있는 말들에 잠깐 제동을 걸고 찾아본 후 넘어가자는 말이다. 내가 검색해본 것들을 예를 들면,
- 아디다스는 왜 아디다스일까? 사장 이름이 아돌프 아디 다슬러(Adolf Adi Dassler)인데 별명이 바로 Adi Das. 참고로 아돌프의 형, 루돌프 다슬러(Rudolf Dassler)는 Puma를 만들었다. 독일을 대표하는 두 스포츠용품 기업이 이 형제 손에서 탄생한 것.
- 운전하다 앞차 이름이 파삿(Passat)인걸 보고 무슨 뜻일까 검색해봤다. 폭스바겐은 자동차 라인을 바람 이름으로 맞춰서 이름을 지었는데 파삿은 무역풍(Trade wind)를 뜻한다. 골프(Golf)는 스포츠 종목 골프가 아니라 Gulf stream 즉, 대서양 북서부에서 북아메리카 연안을 따라 동북쪽으로 부는 바람을 말하며, 제타(Jetta)는 제트 기류(Jet stream)라는 뜻이다.
- 자이언티(Zion. T)에서 자이언은 예루살렘에 있는 성지의 언덕 시온을, T는 십자가를 뜻한다. (어머니가 목사님)
비와이(BewhY)는 말 그대로 ‘이유가 되어라’라는 의미란다.
- 하나만 더, 우리가 오전 오후로 나누는 AM, PM은 라틴어인데 안테 메르디음(Ante Meridiem), 포스트 메르디음(Post Meridiem)으로 읽는다. Ante와 Post는 각각 전과 후를 나타내며 Meridiem은 midday 즉, 정오를 뜻한다.
모두가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질 순 없다. 하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의 용어들을 찾아보기 시작하면 이런 단어들이 계속해서 파생되어 나오게 된다. (중학교때 남녀 신체 부위에 관한 용어를 모조리 꿰고 있던 친구가 생각난다) 게임 좋아하는 사람은 lurker, lurk라는 단어는 쉽게 이해할 것이고, 영상 만드는 사람은 Codec이 coder-decoder 에서 온 말이란 걸 잘 알고 있을것이다. 이렇게 주변에 보이는 용어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써 영어(언어/외국어)와 친해지는 첫걸음은 뗀 셈이다.
‘영어를 정복하겠다’하며 눈에 불을 켜고 덤비지 말자. 언어는 산과 같아서 정복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힘을 빼고 평소에 모르는 용어 찾아보는 습관을 길러 영어가 자연스레 내게 스며들게 만들자. 즐겁게. 또 즐겁게.
+FM 자세는 Field Manual (야전 수칙)에서 나온 말
+CS복에서 CS는 일명 눈물가스로 불리는 CS gas를 처음 합성한 과학자 Ben Corson 과 Roger Stoughton의 성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것. 그 CS 가스를 쓰는 화생방 훈련시 입는 옷이라 해서 CS복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