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인고의 시간을 견딘 꽃
첫 출근 후 그다음 날.
어느 회사에 소속이 되어
눈을 뜨고 어디론가 갈 수 있음에 감사했다.
소속을 가져본 적도
그런 날이 오게 될 거라는 것도
상상할 수 없었다.
아침 바람을 맞으며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바라본 풍경이 너무나도 행복했다.
상쾌한 아침 공기를 타고 로비에 도착하여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을 샀다.
매일 출근하게 되면
매일 같이 해보고 싶었다.
‘커피사서 일을 시작하기’
첫 버킷리스트가 이렇게 충족되었다.
아메리카노를 들고 로비를 통과해
10층으로 향하는 발걸음.
어딘가에 내 자리가 있다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지 몰랐다.
자리에 앉아서 사람들이 오기 전에
자리정리도 하고 해야 할 일들
내가 담당하게 될 가이드를 보면서
마음을 정리했다.
서서히 사람들이 출근하고
마주 보며 인사하는 것들이
하루아침에 기적처럼 다가왔다.
오늘도 어김없이
퇴사하게 될 동료옆에서
디자인하는 것들을 보고
가이드도 보고 매 순간 열심히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점심시간이 되었다.
피디님이 어제 말씀하신 대로
점심을 같이 먹게 되었다.
뭐를 좋아하냐는 말에
한식을 좋아한다고 했다.
웃으시며 가리는 게 없는지 확인하셨다.
태어나서 음식을 가려본 적이 없었다.
못 먹는 음식이 없다고 말하니까
‘다행이다’라면서 뭐가 좋을까 고민하다가
‘오늘은 간단하게 먹고 다음에 조금 일찍 나와서 유명한 집에 가보자’
그렇게 선택한 메뉴 ‘서브웨이’
서브웨이에서 로티세리를 좋아하는데
제일 비싼 걸로 먹으라며 제일 비싼 걸 주문.
그렇게 앉아서 피디님이 먼저 질문을 하셨다.
“카페 알바를 얼마나 했니?”
대학부터 몇 번 쉬었던 것 빼고 대부분 알바를 했다고 말했다.
“그랬구나. 회사에 첫 출근하니까 부모님이 엄청 좋아하셨겠다”
“가서 일을 잘할까 걱정도 하시고 또 걱정하시고 계시겠지?”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놀랐다.
놀란 마음도 잠시 웃으면서
“네 맞아요. 아버지가 엄청 걱정도 하시고 잘하고 오라고 하셨어요”
“딸바보이시거든요.”
그 말을 들으신 피디님이 이런 말을 하셨다.
“그래그래, 너의 이력서의 성장기에 부모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하길래”
“부모님이 취업이 되었다고 엄청 기뻐하셨을 것 같았고
걱정도 하시겠지 경력도 쌓고 열심히 배우면 돼”
처음이었다.
누군가 나의 이야기를 다 읽어주고
공감해 주고 알아봐 주고 응원을 해주는 일.
다들 부모님 도움을 받았다고 하면
‘너는 좋겠다. 부모님 도움도 받고 나는 그렇지 못하는데.’
안 좋게 바라보면서 모두 내 곁을 떠나갔다.
도움을 받는 나는 얼마나 괴로웠을까
얼마나 불안했을까,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런 마음을 헤아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처음으로 피디님이 그런 말을 했을 때
“부모님이 좋아하셨겠다”
나의 이야기를 끝까지 읽어주신 거 같아서
나의 이야기를 공감해 주셔서
나의 이야기를 위로해 주셔서
그게 너무 감사했다.
카페알바를 했다는 것도
이력서에 내가 구구절절 썼던 내용들이다.
모든 것을 기억하시고 나에게 격려를 해주셨다.
그 순간 내가 한 노력을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인고의 시간을 견딘 꽃이 드디어 꽃을 피는 것 같았다.
좋은 직장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멋진 생활을 할 수 있음에 오늘도 감사했다.
피디님 멋진 첫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힘든 순간마다 그 시절 도움이 되는 말을 자주 해주셨던 거 알고 있습니다.
일을 할 때 나를 누군가 알아봐 주지 않을 때 해주셨던 말을 되새김을 합니다.
그 말들이 지금도 저에게 큰 힘이 되고 있어요.
그 따뜻함을 절대 잊지 않는 사람이 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