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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보고 있다

by 힙스터보살


2025년 대한민국 대선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대로 진행되지 싶었다.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계에에에에엄까지 진행한 대통령을 지지했던 당에서 배출한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그거야말로 (다른 의미로) 세계사적으로 의미있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었겠지. 득표율에 대한 분석은 다음번에 다시 다룰 예정이고. 일단은 이재명이 대한민국 제 21대 대통령이 되었다. 일단 당선을 축하드린다.


이재명이라는 인물은 참 흥미로운 사람이다. 빠도 많고 까도 많다. 그만큼 주류가 되었다는 말로 재해석할 수 있을 듯하다. 전에 이미경 강사가 한 말이 참 인상깊었는데, 유명한 유투브 영상을 보면 좋아요도 많지만 그만큼 싫어요도 늘어난다고. 좋은 영상은 좋아요와 싫어요의 비율로 판별해야 하는 거겠지만, 적어도 인기있는 영상이 싫어요의 절대량도 많다는 건 무시할 수 없을 것같다.


물론 가장 최상은 좋아요는 많고 싫어요는 거의 없는 것이긴 하지만, 내 살면서 그런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던 것같다. 이재명이라는 사람이 훗날 평가받기에 좋아요와 싫어요의 비율은 어떻게 될까? 노무현 대통령처럼 오래오래 사랑받을 수 있는 자가 될 수 있을까? 뭐, 가보면 알겠지.


참~~ 좋은데... 어떻게 설명할 방-뻡이 없네~~


대한민국 정치사는 여러 가지 의미로 흥미롭다. 각 대통령들마다 독특한 색깔이 있다. 역사 드라마로 제작해도 손색이 없을만큼 드라마틱한 서사를 가지고 있지만, 한국은 유독 정치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나라라 그런가 함부로 제작을 못 하는 게 아쉽다. 안 그래도 K-culture로 문화컨텐츠의 붐이 일기 시작했는데, 아 이거라면 정말 흥미진진한 소재인데, 활용하지 못하는 게 너무 아쉽단 말이지. (참 좋은데.... 어떻게 설명할 방-뻡이 없네... 출품만 하면 별이 다섯 개! ★★★★★)


나에게 있어서는 부정적인 의미로 흥미로운 대통령이 둘 있는데, 하나는 이명박이고 하나는 윤석열이다. 나는 심지어 이명박이 대통령이 됐을 때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다. 한국은 경제적으로 더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오히려 상대진영에서 나왔던 후보로 나왔던 정동영이라는 인물은 상대 후보를 비방하기 위해 나온 자인가 싶을 정도여서 선거에서 패하지 않았나 싶고. 자료조사 하다보니 알았지만서도 문국현, 권영길, 이인제, 허경영 이런 자들이 기타 후보였구나. 햐... 허경영이는 저 때도 후보로 나오고 최근까지도 나왔네? 진짜 돈 많은가보다. 어디 무슨교 교주라 그런가?


나는 이명박과 윤석열이 인상깊은 이유가 '신기록'을 세운 점에서 그렇다. 신기록이라는 게 무서운 게, 하나의 신기록이 나오면 그 다음 신기록이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 절대로 갱신할 수 없다고 여겼던 '2시간의 벽'을 깬 마라톤 선수 킵초게가 등장한 후 1여년 만에 2시간의 벽을 깬 인간이 나왔다. 그만큼 '선을 넘어가는 행위'는 후세대에 큰 영감을 준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게 부정적인 방향이든 긍정적인 방향이든 말이다. (그 둘이 벌였던 일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영감을 줬는지 부정적인 방향으로 영감을 줬는지는 독자들의 판단에 맡기겠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됨으로써 여러 좋았던 업적도 있었겠지만, 난 그가 했던 큰 실책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대통령 재임시절 본인 및 측근의 비리. 여느 대통령이든 도덕적으로 깨끗한 사람은 드물었다. 그리고 재임기간 본인의 권력을 이용하여 부를 챙지 않았던 자 역시 드물었다. 하지만 그는 대통령을 재임하는 동안 권력남용을 하는 데 있어서 '한 획을 그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 월급이 적은 것도 아닌데 350억원을 횡령하다니. 거기다가 대한민국 1위 기업에게서 120억 정도를 삥을 뜯었네? 470억이면 로또보다도 낫다. 빵에 몇 년 들어가는 게 대수야? 대통령 예우 어쩌고 하면서 여느 잡범과는 취급도 다를텐데. 편히 살다 나와서 행복한 노년을 보내겠다? 현행 사법체계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갖추지 않음이 통탄스럽다. 법적으로 충분한 형벌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되었을 시 사회문화적으로 그가 어떤 평가를 받을지 기대가 된다.


나머지 윤석열도 굳이 말하자면 권력남용(+ 후안무치)에 있어서 역시 한 획을 그었다. 신기하게도 국민의힘-새누리당-한나라당-신한국당-민주자유당-민주정의당으로 올라가는 한국의 보수당 역사에서 계엄과 관련된 인물이 많다는 것은 꽤나 인상깊은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전두환은 군사반란과 계엄확대를 시도했고, (이미 계엄을 일으켰거니와, 세계적으로 독재자 지위를 인정받은 박정희 대통령의 따님이신) 박근혜도 계엄을 일으킬 듯한 정황이 발견되어 논란에 휩싸였다. 그리고 드디어 이번에는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했다.


그 나름대로는 계엄을 일으킨 명분이 있었음을 인정한다. (...인정은 하는데 답답한 내 마음도 인정한다... 하... 이놈의 인정머리.......) 하지만 그들이 명분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과 명분이 '정당했다'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이다. 본인이 민주주의 헌법에 의하여 대통령이 되었음을 자각하고 있었더라면, 어찌하여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선택을 하셨는지? 윤석열 대통령이 재임 초기부터 말기까지 보여준 불관용과 불타협이 원칙(?)은, 민주주의 원칙이 관용과 타협에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상키시키는 반면교사가 되었다. 민주주의 X맨이 되려고 대통령이 되신건가? (그렇다면 성공인데?)


안심하지 말아라, 지켜보고 있다. I see you.


대한민국 최초로 탄핵으로 자리에서 쫓겨난 박근혜에 뒤이어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었다. 그는 멋진 외모, (많은 사람이 마음의 빚을 지고 있는) 노무현의 절친한 벗, 나랏일을 해봤던 경험, 머리가 대단히 좋았다는 젊은시절 이야기 등등으로 인해 많은 사람의 호감을 샀던 대통령이다. 실제로도 꽤 좋은 업적을 남겼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가 대유행한 시절에 적극적인 방역체계를 가동하여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밖에 없는 성과를 낸 것은 대통령과 측근 실무진의 진두지휘의 영향이 대단히 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가 실시했던 부동산 정책 때문에 전세사기피해자가 양산되었는 해석도 있다. 심지어 나도 전세사기피해자이다. (하... 내 피같은 돈.....)


근데 지금 당장 알아보니, 이명박근혜 시기 때 은행심사에 의한 대출이 아니라 정부가 무조건 보증을 해줘서 시장에 돈이 과다하게 풀리게 된 것도 갭투자의 한 원인(= 통화량 증가에 따른 부동산 자산가격 상승)이고, 문재인 시기 때 저금리기조 유지, 상대적인 주택공금 감소 및 임대차 3법 때문에 전세매물 감소로 인해 전세의 시세가 폭등해버림으로써 대한민국이 갭투자 열풍에 휩싸이고 만 사실을 알았다. 전세사기대란은 세 개의 정권이 이루어낸 극적인 결과물였던 것이다. 하... 내가 시대의 희생양이 될 줄이야...? 진짜 역사와 경제는 똑바로 알아야 한다. 뉴스를 볼 때마다 머리가 지끈거리더라도 말이다.


어찌되었든 그 어느 대통령 하나 믿을 놈 없다. 진보라서 지지하고 보수라서 기피한다? 그런 거 따위도 없다. 나는 오히려 팬심으로 투표하는 건 곤란하다고 보는 주의이다. 유투브에서 각 후보와 관련한 영상을 보다보면 어느 후보가 됐든 다 좋은 사람처럼 좋아보이더라. 그럴 때일 수록 정신차리고 한 발자국 떨어져서 누가 지금 이 시점에 필요한 대통령감인지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내 한표는 그런 고심 끝에 특정 후보에게 전달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었다 한들 나는 그를 믿지 않는다. 지금까지 등장했던 대통령은 좋든 싫든 어떤 식으로든 배신자같은 모습을 보였다. 때문에 철저히 감시하고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여 길을 잡아주어야 한다. 투표만 했다고 땡이 아니라, 더 철저하게 참여하고 감시하여 중용을 깨버리는 세력이 등장하지 않게, 헛발질 하는 세력이 등장하지 않게끔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참여와 감시'가 현대 민주시민이 지닐 바람직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지켜보겠다 이재명.




* 새로이 도반이 되어주심에 감사해요, 박카스 님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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