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24년 국내 통신 3사의 AI 광고 소재를 중심으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A.I. 영화가 현실로 구현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요즘 휴머노이드 로봇이나 AI에 대해 전 산업 군에서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으며 통신 3사는 AI 서비스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최근 5년간 국내 통신 3사의 AI 광고를 리뷰하고 AI 전략 방향과 고객의 AI 에이전트(비서) 서비스 이용 현황에 대해서 살펴봅니다.
[SKT] '22년 에이닷(A.) 서비스(베타) 런칭을 기점으로 통신 3사 중 가장 먼저 이동 전화에 탑재한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시작하며 AI 서비스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23년에 'Global AI company'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SKT의 AI는 어디에나 있다' 라는 슬로건의 AI 리더십 강화 캠페인을 전개했다. 특히 에이닷 아이폰 통화 녹음, 요약 서비스는 고객에게 AI 서비스를 생활 속에서 체감하게 하며 이용자들의 큰 반응을 이끌었다.(서비스 런칭 후 3일간 애플 앱스토어에서 에이닷 다운로드 1위, 10월말 에이닷 MAU 106만명 돌파 2달새 2배 증가, 12월에 125.7만명 돌파) 이런 소비자 관심 속에 '24년에는 AI 리딩 대표 기업의 역할을 강조한 'AI로 대한민국을 새롭게 하는 힘' 이라는 슬로건으로 기업PR 캠페인을 전개하고, 동시에 SK AI summit 행사의 후광을 받으며 Global AI Company 기업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KT] '19년 DIGICO KT로 변환을 선언한 KT는 대 내·외적으로 AI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21년 부터 ‘22까지 DIGICO KT 광고 캠페인을 추진했다. AI 서빙로봇, AI 통화비서, AI클라우드&데이터센터 등 소상공인 서비스와 함께 B2B 영역에서 AI 기술 역량을 강조하며 AI에 대한 인식 선점을 도모했다. '23년은 경영 공백 이슈 장기화로 SKT의 대대적인 AI 서비스 확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으나, 경영 정상화가 된 후 '24년에는 AI에 대응하기 위해 MS와 협업을 추진하며 ‘당신과_미래 사이’ 라는 슬로건으로 캠페인을 새롭게 시작했지만 여전히 서비스 실체는 부족한 상황이다.
[LG U+] ‘23년까지도 기존 서비스(TV콘텐츠, 구독서비스, 다이렉트채널, 아이들나라, 소상공인 서비스 등)를 소재로 ‘일상을 바꾸다, Why not!’ 슬로건과 함께 서비스 혁신 캠페인을 추진하며 AI 대응은 하지 않았다. ‘24년 경쟁사 대비 다소 늦게 AI 경쟁에 참여한 LGU+는 ‘Growth leading AX company’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AI 서비스 ‘ixi 챗봇’을 런칭했다. 같은 해 11월 ‘ixi O’라는 AI 에이전트 서비스(아이폰 한정)를 런칭하며 ‘AI 에이전트 유플러스는 기본이지’ 라는 카피로 후발 주자로서 포지션을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25년을 시작하며 통신 3사는 갤럭시S25 출시와 함께 ‘AI 에이전트’ 서비스 경쟁을 이어갔다. 갤럭시 S25에 탑재된 구글 제미나이 기능과 함께 자사의 AI 에이전트 서비스 기능을 강조했다. SKT는 제미나이 기능과 함께 에이닷 통화 녹음, 요약 기능도 함께 강조했고 LGU+는 iXi O 서비스를 소구하며 제미나이도 마치 자체 AI 서비스처럼 오해할 수 있는 연출을 했다. 올해 AI 에이전트 서비스 제공 예정인 KT만 갤럭시 S25의 제미나이를 온전히 소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https://youtu.be/xXgkf8V5zbU?si=QxnZQG28kBh0hkDf
https://youtu.be/N1Fmtr0X1hg?si=va4VTdupzijck8C4
https://youtu.be/2mcdLYJulX8?si=P4V_QQggY46JcPWy
이렇게 AI 화두를 가장 먼저, 가장 많은 비용(513억, ‘21~24년)을 투입한 KT는 소상공인 서비스와 B2B 서비스 중심 고객 Comm.과 경영 공백 문제로 일반 소비자들의 AI 인식 선점에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AI 캠페인을 늦게 시작한 SKT는 자강·협력의 AI 피라미드 전략을 체계적으로 전개하며 소비자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에이닷 서비스도 적극 소구한 결과 MZ가 뽑은 대표 AI 기업으로 SKT가 삼성에 이어 2위로 지목되는 성과를 얻었다.(잡플래닛,’24.05) 뿐만 아니라 AI 미디어 기업에 대한 최초 상기도에서도 SK(21.4%)가 KT(17.6%)보다 높게 평가됐다.(S*** Brand tracking 조사,’24.10)
그렇다면 경쟁이 치열한 AI 에이전트 서비스의 일반 소비자 반응은 어떨까? SKT의 에이닷 다운로드 건수는 ‘24년말 기준 800만 건(뉴시스, ’25.02.12)을 돌파했고 1월 기준 MAU는 134만 명(시사저널, ’25.2.5) 수준이다. LGU+ ixi O 서비스의 MAU는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12월 기준 App. 다운로드가 20만 건 수준이었으니 SKT의 다운로드 건수 대비 이용율(약16%)을 적용하면 3만2천 명 수준의 MAU로 추정된다. 챗GPT, 퍼플렉시티와 같은 AI챗봇 서비스도 사정은 비슷하다. 서비스를 안다는 수준은 45.5% 수준이지만 이용률은 13.4% 에 그치고 있다.(오윤석, 2024)
그렇다면 이용률이 낮은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AI 챗봇 기술처럼, 기술 혁신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가 선보이면 소비자들은 심리적, 기능적인 혁신 저항감을 갖는다고 한다.(최용희, 김상훈, 2004) 이러한 이유는 기존 제품,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 습관, 라이프 스타일 등이 고착되어 새로움을 수용하는 것에 대해 저항하는 작용으로 볼 수 있다. 쿼티(QWERTY) 자판기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드보락(Dvorak) 자판기가 개발되었음에도 쿼티 자판기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낯선 드보락 자판기를 외면했다. 객관적으로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는 여러 가지 부담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나타나는 소비자들의 ‘혁신 저항’ 즉 낯섦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서 LG 경제 연구소에서는 다음과 같이 3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첫 번째 고객 행동 변화를 최소화 하고, 두 번째 기존 시스템에 혁신 기능을 포함하고, 세 번째 테스트 기회 제공이 필요하다고 했다.(황혜정, 2017)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도 같은 고민이 필요하다. 기존 검색 서비스들과 다른, 낯선 방식을 극복하는 것이 필요한 단계라고 생각한다. 우선 서비스 접근성이 용이해야 하고 메뉴, 기능 등 UX설계가 서비스 맥락이 잘 전달됨과 동시에 세심하게 고객의 익숙함을 존중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고객이 이용빈도를 높일 수 있도록 프로모션 활동도 지속하고 이런 활동들을 알리며 고객의 이용을 유도하는 고객 Comm. 캠페인도 수반되어야 한다. 누구나 알지만 당연해서 간과되는, 사업자 관점 보다 사용자 관점으로 생각하고 실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으로 고객이 AI 에이전트 서비스의 낯섦을 극복하는 시간을 단축시키고 사용률이 증가하며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 드보락 자판기처럼 외면 당하지 않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