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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 Jan 09. 2023

깜짝이야

[감정 언어] 허탈하다

사전적 의미: 몸에 기운이 빠지고 정신이 멍하다


오늘 새벽 요란하게 울려대는 알림음으로 함께 자고 있던 아이가 놀라 깨서 다시 진정시키고 재우는 일이 있었다. 잠자리에 들기 전, 폰의 상태를 방해금지 모드로 변경해 두고 아이들을 재우는데 재난 알림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울리게 내버려 둔 게 화근이 된 셈이다. 강화군 서쪽 해역에서 지진이 발생했다는 재난 알림이었는데, 아무 일 아니라고 아이를 다독이며 다시 재우고 시간을 확인해 보니 1시 30분경이었다. 그렇게 잠에서 깨고 나니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았고, 한참을 이런저런 잡생각을 하다 잠이 들었다.


분주히 아침 준비를 하고 있던 중 다시 요란한 재난 알림이 울려댔다. 코로나 이후 늘 이 시간 즈음 알려주는 코로나 확진자 수 알림이라 생각하고 바로 확인하지 않았다. 초기엔 우리 지역의 확진자 수를 보며 일희일비했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러려니~ 하는 정도가 되어 버렸다. 그런데 뜻밖의 정부처의 생소한 안전안내 문자였다. 내용인 즉 [과기정통부]에서 보낸 인공위성의 일부 잔해물이 추락할 가능성이 있으니 외출 시 유의하라는 내용이었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울려대는 긴급재난문자와 안전안내문자를 계속 알림이 오도록 내버려 두는 게 맞을까? 긴급에 어울리는 우렁찬 알림 소리는 익숙함에도 몇 번씩 놀라는 상황을 만들고, 화면을 가려 버리는 알림은 운전할 때 여간 방해가 되는 게 아니다. 이미 짝꿍을 비롯해 많은 지인들이 알림을 꺼놨다고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알림을 유지하고 있는데 요즘 같아서는 고민이 된다. 너무 자주 울려대니 제때 확인도 안 하게 돼버린 재난문자에 붙은 ‘긴급’이라는 단어가 무색하다.


이러다 이 긴급재난문자가 양치기 소년이 되어버리는 건 아닐지…, 이 알림 문자가 안전과 재난에 안전불감증을 키우는 데 앞장서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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