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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 Jan 06. 2023

이러면 안 돼

감정 언어 [멍하다]

사전적 의미: 정신이 나간 것처럼 자극에 대한 반응이 없다


분명 해피뉴이어를 외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6일이 지났다. 직장생활을 했다면 제일 먼저 했을 새해 달력의 빨간 숫자를 세어 보지 않았고 가족이 늘어난 가정주부의 충실한 몫을 위한 집안의 주 경조사를 새 달력에 표시하지도 않았으며 작심 삼 개월이었을지언정 다짐하며 세웠던 새해 계획도 아직 없다.


‘안돼. 이러면 안 돼~’ 복잡한 속내와는 달리 표면상의 나는 멍하니 아무 일 없다는 듯 평화롭기만 하다. 해가 바뀌어 새해를 맞이했음에도 이리도 멍하게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디 이 글을 쓰면서 멍한 상태에서 빠져나올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아이들의 방학이 시작되면서 이전까지 나의 일상 루틴이 깨졌다. 방학은 늦잠을, 늦잠은 하루 시작을 늦추며 나의 게으름을 깨웠다. 루틴을 만들려면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전에 몸이 먼저 움직이면 된다는데, 루즈해진 몸은 생각을 멍하게 만들었다.

이대로 가다간 1~2월이 훌쩍 지나버릴 것 같다는 걱정이 앞선다. 글을 쓰면서 문제를 인식했으니 아직 실행에 옮긴 것은 없지만 이대로 멍하니 시간이 흐르게 두진 않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안도감이 든다.


우선 새해 달력과 마주해야겠다. 그리고 가정주부의 본업에 충실하기 위해 가족의 경조사를 달력에 표시해 두고 올해 계획을 세우기 전에…, 문득 연말 시상식의 수상소감이 화재가 되었던 이승기 배우의 말이 떠오른다. 진행자의 질문에 “올해 활동 계획과 다툼 계획이 있는데…”라고 당당히 밝히는 그의 단단한 대답에 많은 이들이 응원했을 것이다. 그의 계획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어도 그 대답 속에는 확고한 마음이 담긴 철저한 계획이 있음을 내비쳤다.


‘뚜렷한 목표가 있다면 그것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뒷받침하겠구나’라는 생각과 계획을 세우기에 앞서 내가 올해 꼭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먼저 확고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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