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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 Jan 14. 2023

퇴고는 계속된다

잘 될까?

글과 그림을 합쳐 그림책 더미북을 만들어 놓고 본격적인 퇴고의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글과 그림의 어울림을 바탕으로 페이지를 구성하고 있는 폰트의 종류와 크기, 적절한 행간, 그림 속 캐릭터의 크기, 색감 등등을 놓고 수정의 수정을 거듭하는 시간입니다.

한창 수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을 때 짝꿍이 심각하게

“이거… 잘 될까?”하고 물었습니다.


순간 “응?”하고 물으니, “아니~ 놓치고 있는 건 없는지 그냥 걱정이 되네?” 제가 놀란 건 짝꿍이 이런 걱정을 하고 있다는 점이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찌 보면 공모전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이런 걱정은 너무나 당연한 것일 테지만, 짝꿍은 그런 성격이 아니거든요. (참고로 짝꿍은 항상 자신감이 충만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희한하게 저는 짝꿍의 질문에 ‘잘될까?’란 걱정을 안 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자신만만해서라기 보단 ‘처음인데 어때?’란 생각과, 하고 싶다는 생각에 그치지 않고 진짜로 이번엔 도전한다는 것에 의의가 컸던 것 같습니다.


‘처음’이라는 것은 어설픈 대신 기성의 틀이 존재하지 않음을 뜻하고, 한편으론 엉뚱한 생각의 새로운 창작물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어쩌면 ‘처음이니까’라는 생각에 ‘이 정도면 괜찮지 않나?’란 면죄부를 스스로에게 주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얼렁뚱땅 협상하진 않았습니다. 짝꿍의 걱정에 “에이~ 뭘 그런 걱정을 하고 있었어? 잘 되면 감사한 거고, 안되면 또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거지 뭐.” 쿨한 척 답했습니다. 이 말은 나를 다잡는 주문 같기도 합니다. 숨은 그림 찾기도 아닌 것이 희한하게 볼 때마다 수정거리가 나타나는 게 진땀 나지만, 아직 보름 남짓 남아 있는 마감일까지 퇴고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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