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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감정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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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 Dec 11. 2022

참~ 새삼스럽군

감정 언어 [ 새삼스럽다 ]

사전적 의미: 이미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하여 느껴지는 감정이 갑자기 새로운 데가 있다

 

오랜만에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외출 길에 나섰다.

지하철을 타려고 나가는 길에 이어폰을 꽂았는데...

어릴 땐 너무나 당연했던 것이 어찌나 어색하던지.

아이가 생기고 난 후엔 거의 꽂을 일이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운전을 하게 되다 보니 더더욱…

‘지하철 금액은 얼마나 올랐으려나?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지?’ 너무나 당연했던 것들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내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10년 넘게 서울에서 출퇴근을 하며 이용했던 대중교통인데, 그새 이리 낯선 존재가 되어 있다니…

최대한 어색한 티를 감추고 자연스럽게 빈자리를 찾아 앉곤 책을 펼쳤다. 이어폰 속 배경음으로 오롯이 나만의 공간을 세팅하고 책을 읽다가, 어디쯤인가 고개를 들어보니 지하철은 어느새 지하를 벗어나, 한강 다리 위를 달리고 있었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늘 봤었던 한강 이건만, 이 다리는 새로 만든 건가 싶을 정도로 창밖의 한강은 익숙하지만 낯선 풍경으로 다가왔다.


이게 뭐라고.. 밀려오는 벅찬 그 무언가…

참~ 새삼스러웠다.

어릴 땐 출근길 지옥철을 타고 오가며 언제쯤 내차를 사서 여유롭게 다닐 수 있을까… 생각했던 적이 있었는데… 나이가 들고, 아이가 생기고, 자연스레 변화된 내 생활 패턴들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여러 번 갈아타고, 걷느라 비록 몸은 힘들었지만…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 주는 의미와

어릴 때 나와 지금의 나를 돌아볼 수 있었던 시간.

예전과는 달라진 지금의 나와

치열했던 젊은 시절의 나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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