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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ludenshomo May 30. 2016

<엑스맨: 아포칼립스>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위한 포석

                                                                                                                                                                             <엑스맨: 아포칼립스>는 딱히 흠잡을데 없는 블록버스터입니다.

이야기 흐름이 자연스럽고, 각각의 캐릭터들 또한 매력적으로 담아내죠.
무엇보다 '진', '스캇', '스톰'과 같은 오리지널 캐릭터들이 어떻게 영재 학교에 모이게 됐는지
그들의 어린 시절을 보는 것은 <엑스맨> 시리즈를 오래동안 지켜봐온 팬들에게 큰 즐거움일 겁니다.
그러면서도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아주 매력적이고 신선하게 소개하고 있구요.
(특히, 퀵 실버는 이 영화의 가장 큰 수혜자가 아닐까...^^)

볼거리도 충분합니다.
이 시리즈 자체가 항상 그래왔지만, 이번에는 더욱 스케일이 크죠. (물량공세에 그치는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역시 <엑스맨>은 돌연변이들이 다채로운 능력을 구사하는 것을 보는 재미이죠.
그 중에서도 이번엔 '퀵 실버'의 액션 장면이 정말 재밌고 멋집니다! 굉장해요.
(<데이즈 오브 퓨쳐패스트>가 맛보기로 느껴질 정도에요)
그와 반대로 악당 '아포칼립스'는, 글쎄요.
최강의 빌런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을지는 몰라도 무척 실망스러웠습니다.
악당으로서 딱히 위협이 돼보인다거나 긴장감을 주진 않습니다. 그렇다고 위엄을 갖춘 것도 아니구요.
클라이맥스의 '자비에'와 의식 속에서 벌이는 액션은 엄청났지만 그건 온전히 자비에와 연출의 공이 큰 것 같네요.

제임스 맥어보이, 제니퍼 로렌스는 언제나 그래왔듯 제 몫을 다 하고,
새로 등장한 타이 쉐리던과 소피 터너 또한 인상적입니다.
(특히 타이 쉐리던은 <머드>를 보고 굉장히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더욱 반갑네요)
그렇지만 저에게 가장 좋았던 배우 한 명을 꼽으라고 한다면 주저 않고 마이클 패스벤더를 고를 겁니다.
초반까지는 <엑스맨> 시리즈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그의 연기를 볼 수 있습니다.
평범한 '헨리크'가 다시 '매그니토'가 되기로 결심하는 장면에서는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게 하죠.
'매그니토'가 아우슈비츠에서 능력을 쓰는 액션 시퀀스는 파괴적이지만, 왠지 모르게 애달픈 느낌을 줍니다.
이것은 전적으로 마이클 패스벤더라는 배우이기에 가능한 것이겠죠.
항상 느끼지만, 이 배우는 어떤 배역을 맡든 그 특유의 쓸쓸함으로 관객들을 무장해제 시켜요.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적은건 아닙니다.
제가 이 시리즈를 사랑하는 이유는 사실 액션의 물량이라기보다는
돌연변이와 인간들, 다수와 소수자들의 관계에서 나오는 갈등과 그 철학적 주제이기 때문이겠죠.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분명 전작들에 비해 그 깊이와 무게가 덜하니까요.
솔직히 말하면 아주 잘 만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그 이상 이하도 아니라고 느껴집니다.
그래도 <엑스맨: 아포칼립스>가 시리즈의 다음을 위한 세대교체의 포석으로 손색이 없음을 부정하긴 힘드네요.



추천지수: ★★★★ (4)


※이 글은 저의 네이버 블로그 '뭐라도 되겠지'(blog.naver.com/hiceo1014)에 게시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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