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sludenshomo Jul 18. 2016

<부산행>

한국형 좀비 블록버스터와 연상호 감독의 차기작 사이의 괴리

<부산행>을 사전 유료시사로 보게 됐습니다.

이 영화 무척 재밌네요.^^

여름 블록버스터를 찾으시는 관객들이 만족할만한 볼거리를 충분히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좀비물 장르라는 점에서 그렇죠.

(아마도 좀비물 마니아 분들에게 이 영화가 새롭게 느껴지는 면은 이것 하나일거에요)


<돼지의 왕>과 <사이비>를 통해 이야기꾼으로서 재능과 그것을 풀어내는 재능을 인정 받은 

연상호 감독의 차기작답게 영화는 딱히 어색한 부분 없이 흘러갑니다.

이야기의 속도를 조절하며 관객을 쥐었다 폈다 하는 솜씨가 뛰어나요.

덕분에 보는 사람들이 무리 없이 이야기에 흡입될 수 있습니다.

비중 있는 캐릭터들이 꽤 많이 나오는 편인데 짧은 장면으로 캐릭터를 잘 설명하기도 하구요.

그들의 입장과 퇴장에서 질질 끌지 않는다는 점이 맘에 들었습니다.

(한 명의 캐릭터는 제외지만요)


전작들을 통해 늘 개인과 집단의 대립, 군중심리와 관련한 윤리적 문제에 대해 천착해온

연상호 감독은 이번 작품 <부산행>에서도 그와 관련한 질문들을 빼놓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소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돼지의 왕>의 파격과 <사이비>의 깊이를 생각한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일단 이 영화의 인물들은 특수상황이라는 걸 감안한다해도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자주 합니다.

모든 인물들이 단순하게 선과 악, 이분법적으로 분류돼 있는것 같달까요.

특히 김의성 배우가 맡은 악역은 너무 평면적이고 단순해서 전혀 흥미가 생기지 않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지적하셨듯이 후반부로 갈수록 영화가 탄력을 잃는 느낌이 드는데 

전형적인 충무로식 신파 때문입니다.

85억이라는 제작비를 무시할 수 없었겠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불필요한 장면이 많아요.

애초부터 좀비물을 보며 한국식 신파가 주는 감동을 기대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어요.

게다가 감동적이지도 않는게 문제죠.


배우들의 연기는 딱히 흠 잡을 데 없지만, 놀라운 면도 없습니다.

마동석 배우가 가장 인상적이긴 하지요.

저에게 <부산행>은 한국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좀비 블록버스터로서는 준수했지만,

연상호 감독의 차기작으로서는 실망감을 안겨준 작품이네요.



추천지수: ★★★☆ (3.5)

매거진의 이전글 <굿바이 싱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