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장의 타임라인> 3월 20일
주말.
집사람과 심야영화로 <귀향>을 관람했습니다.
늘 머릿속에 숙제처럼 남아있던 일을 한 것입니다.
뒤끝이 개운치 못하고 스트레스가 더 쌓일 것 같지만,...
치욕적이고 비굴한 우리의 모습을 외면하면 안 되겠다는 알량한 사명감 같은 것일까요?
대한민국 남자들 참 못났습니다.
힘없어 우리 딸내미 지키지 못한 것 그렇다 치고
더더욱 못난 것은 그녀들의 아픔을 외면하고 어루만지지 않았다는 사실.
비겁한 처신입니다.
영화 엔딩에 나비가 되어 돌아온 딸에게 아버지는 이렇게 말합니다.
"배고프자? 밥 묵자."
의도된 대사인지는 모르겠지만
아프지만 체념하는 한국인의 낡은 정서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 또 잔인한 사월입니다.
한참 염세적 생각에 사로 잡혀있을 때 제가 태어난 달이라서 잔인했던 그 사월이,
이젠 학부모가 되어서는 세월호 악몽으로 또 다른 쓰라린 기억을 떠올립니다.
우린 또 세월을 하염 없이 보내야 하는지...
또다시 잃어버린 우리의 아들과 딸들의 영혼 앞에서
말없이 밥숟갈을 뜨고 있는 것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