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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파랑 Sep 15. 2016

투수, 눈물, 타자 그리고 이형종

<두장의 타임라인>  4월 13일. 20대 총선일.

30년간 응원하고 있는 LG 트윈스.

그들의 우승은 제 생애에는 한 번이라도 다시 볼 수 있을까요?

어제 롯데 자이언츠와의 12:11의 불꽃같은 타격전으로 3연패 뒤의 1승. 그 뒤에는 <이형종 선수>가 있었습니다.
생소한 이름.
찾아보았더니 길고도 긴 그의 이야기가 숨어 있더군요. 


프로야구가 우리나라에 도입되기 전에는 고등학교 야구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역전의 명수 <광주일고>, 공부도 야구도 명문 <서울고>, 지금으로 따지면 명문 특성화고 <선린고> 등이 제가 좋아하고 응원했던 야구팀입니다. 대부분의 결승전은 <동대문 야구장>이었고 암표까지 성행하던 결승전에 아버지 손에 이끌려 그 뙤약볕에서 관람을 했던 추억이 있지요.

4대 고교야구는 황금사자기, 봉황대기, 청룡기 그리고 대통령배 야구대회입니다.
4개 대회가 다 동물(???)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2007년에는 뜻깊은 대통령배의 결승전이 있었습니다.
 <서울고교 vs. 광주일고> 두 명문 고교의 결승을 끝으로 <동대문운동장>은 역사에서 사라지고 디자인플라자로 리모델링 됩니다.
경기 결과도 역사에 남을 명불허전이었습니다.
서건창(넥센), 안치홍(기아), 정찬헌(LG) 등의 선수들이 당시 이 경기에 모습을 같이 합니다.
매경기 150개 이상의 공을 던지는 혹사로 팀의 결승행을 이끌었던 당시 <이형종투수>는 9회말 끝내기 안타를 맞고 마운드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10대 9의 역전패...
이를 악물고 던지는 그의 마지막 투구 모습이 먹먹하게 가슴을 후비네요.


이후로 2008년 LG트윈스의 1차 지명으로 입단하게 되지만 부상과 적응 실패로 2010년 임의탈퇴 방식으로 팀을 떠나게 되고, 이후로 이 선수는 야구계에서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골프선수로의 전향도 시도한 것 같습니다.

8 to 24로 자습실에서 공부를 하는 우리의 아이들이 오버랩됩니다.

어른들의 욕심으로 아이들의 잠재력을 말살하는 것은 아니지 모르겠습니다.
어른들의 안위를 위해 300명 아이들의 영혼을 진도 앞바다에서 꺼내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요....


요즈음은 <무릎꿇기>는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최선을 다한 후의 행동이고  솔직한 사람에게만 표현할 수 있는 정말 <진실한> 언어였으면 좋겠습니다.

LG의 이형종 선수는 30년 동안 바라고 바라던 우승을 이끌 수 있는 팀의 주축 선수로 부활했으면 합니다.
이 또한 기성세대로서 미안하고 또 미안한 생각이지요.


제발이지 오늘은 우리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투자를 하는...
그런 선거일이 되었으면 합니다.


대통력배 고고야구 결승전. 2007년. <출처:뉴시스>
대구의 유세장에서 무릎꿇고 사과하는 새누리당 후보들. 2016년. <출처: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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