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말고 세상을 바꿀 미친 아이디어

Written by 클래미 & 클로드

by 클래미

*AI 시대,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나도 클로드 블루에 걸렸을까? 음, 뭐 애매하다. 근데 확실한 것은 AI로 사업을 만들어가는 입장에서, 더 이상 우리에게 불편한 것은 무엇이고 AI로 뭔가를 더 만들어줘야 할지 진지하게 잘 모르겠다. 오늘도 클로드 코워크랑 일을 하면서 늘 상상을 초월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어제는 내가 영업을 해야 할 해외 고객사 바이어들에게 링크드인 DM을 보내야 했는데, 그냥 타겟 국가와 직책 정도만 클로드에게 알려주고, 알아서 내 링크드인 세일즈 네비게이터에 들어가서 사람들을 찾아서 맞춤화된 메시지를 보내라고 했다. 그리고 자고 일어나니까 내가 딱 요청했던 85명의 사람들에게 연락을 올바르게 했더라. 보내는 메시지도 너무 잘 썼고, 심지어 이미 소통했던 사람이라면 이전 맥락에 이어서 알아서 잘해주더라. 그렇게 내가 자는 사이에 10명 정도를 무료가입시켜 두었다.


소프트웨어 생산성 사업은 남은 기회가 몇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요즘 많이 든다. 약간의 니치함이 남아 있다면 시장이 너무 작고, 조금만 더 키우려고 하면 곧 AI 프론티어 회사들이 몇 주에서 몇 개월 후면 바로 잡아먹을 테니. 도대체 우리가 해야할 건 무엇이 남았을까? 막 로봇 만들어? 물리적인 거 꼭 해야 하나? 근데 우리가 지금까지 아직도 AI 전 시대의 고정관념에 많이 치우쳐 있지 않은가 싶기도 했다. 사업은 사람들의 문제를 발견해서 그걸 해결하는 솔루션을 만들어서 파는 건데, 우리가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하는 방식이 아직도 AI 전 시대의 마인드가 아닌가 싶기도.


1. AI가 (거의) 모든 일을 해주는 세상

요즘은 정말 AI에게 일을 다 맡기고 창밖에 멍하니 봐도 되는 시대가 됐다. 어제 링크드인 영업도 그랬지만, 타겟이 아닌 사람이 답변을 보내오면 정중하게 감사하다고 답하기도 하고, 아니면 몇 가지 질문을 물어보면서 인사이트를 더 캐기도 했다. 내가 잠든 사이에 말이다.


오늘 오후에는 사무실 프린터를 처음 연결해야 했다. 뭔가 웹사이트 들어가서 드라이버도 설치해야 하고, 또 무슨 PPT로 된 가이드북을 줬는데 도저히 내가 읽고 싶지가 않더라. 그렇게 오랫동안 밍기적거리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PPT를 클로드 코드에게 던지고 너가 알아서 드라이버 설치해서 프린터 인쇄해 보라고 했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내 컴퓨터 자체를 조작해야 한다고 해서 Computer Use 권한을 달라고 하길래 줬더니, 브라우저 조작이 아니라 컴퓨터 화면 자체를 조작해서 우선 프린터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내용을 훑어서 필요한 파일을 다운받더라. 그리고 프린터기의 모델명과 IP를 알아야 해서, 모델명을 프린터기 뒤에서 찾는 것조차 귀찮아서 그냥 프린터기 자체를 사진으로 찍어서 던졌다. 모델명은 모르겠고 이렇게 생긴 프린터기니까 알아서 모델명을 찾으라고. 근데 어떻게든 찾더라.


마지막에 내가 버튼 클릭 1개만 도와줬고 (잘 못 찾는 것 같아서), 그러고 나니까 프린터가 정상적으로 연결됐다. 물론 이거 연결하는 데 한 15분은 걸린 것 같다. 대신에 나는 다른 일을 하고 있었고, 무의미하고 하기 귀찮은 일을 AI에게 던지고 해결하니까 쾌감이 너무 좋더라.


2. 기술 소프트웨어 사업의 끝이 보인다

오늘 점심시간에 회사 동료랑 함께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AI가 아닌 사업까지 우리가 할 자신감이 있는지. 근데 자신감 문제가 아니고 생존에 연결된 것 아니냐고 되묻더라. 뭐 그렇긴 하지. 사업은 장난이 아니니까.


AI 소프트웨어 생산성 사업은 굉장히 남은 기회가 몇 없는 것 같은 생각이 요즘 많이 들었다. 약간의 니치함이 남아 있다면 시장이 너무 작고, 조금만 더 키우려고 하면 곧 AI 프론티어 회사들이 몇 주에서 몇 개월 후면 바로 잡아먹을 테니. 우리도 2024년에 "AI for 입찰"이라고 하니까 OpenAI 협업 스타트업으로도 선정이 됐고, 매스컴에도 많이 노출되고, 진짜 각광을 많이 받았었다. 너무 새로웠거든. 근데 그 2년 사이에 세상이 너무 빨리 변했다. 한 단계 더 미친 아이디어로 점프해야 하겠는데, 너무 고정관념과 눈앞에 있는 것만 보고 있던 게 아닐까? 심지어 이렇게 속도가 빠른 세상이라면 기존보다 몇 배는 더 멀리 봐야 하지 않을까?


3. 요즘 햇빛도 주문하는 시대

그런 대화를 하던 와중에 내가 유튜브에서 발견한 영상을 보여줬다. "요즘은 햇빛도 주문하는 시대"라는 제목이었는데, 어떤 남자가 스마트폰으로 버튼을 누르니 어두컴컴한 밤에 햇빛이 비춰진다. 밤에 조난을 당하거나 급하게 밝은 빛이 필요할 때, 큰 크레인 없이도 그리고 꽤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위성에 달린 18m 거울을 사용해서 태양빛을 반사해 쏘는 방식이다. Reflect Orbital이라는 회사이고, 이걸로 2025년에 시리즈 A $20M 펀딩을 받았고, 2026년에 테스트 위성 2개 발사 예정이다.


이게 실제로 되는 것이든 아니든 중요하지 않다. "AI 에이전트 어쩌구를 만들겠습니다"는 요즘 너무 재미없고, 아마 VC들도 여기에 별로 희망이 없다고 생각할 것 같다. 이 아이디어는 그냥 미친놈 아이디어 같은 생각이고, 실제로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갈지, 경제성이 있는지는 전혀 감이 안 왔겠지만, 우선 후킹이 된다. 더 들어보고 배우고 싶다.


어떻게 해야 이런 미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을까?


4. 미친 아이디어: "행복한 기억이 있었던 것처럼 조작해드립니다"

그래서 똑같은 관점에서 동료랑 이것저것 이야기하다가 이런 아이디어가 나왔다. "행복한 기억이 있었던 것처럼 조작해드립니다."


약물이나 뉴럴링크처럼 뇌에 칩을 심는 것은 아니다. 요즘 최면 같은 것을 보면 생각보다 PTSD 치료도 잘하지 않는가. 나름 심리학도 출신 입장에서 꽤 의미 있고 흥미로운 주제였다.


예를 들어서 내가 미국에서 살아 보지 않았는데, 어릴 때 미국에서 학교를 다닌 기억을 주입해 본다면, 내가 미국에서 사업을 할 때 그 나라 문화권을 잘 이해할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내가 자신감이 많이 부족한 사람인데 일론 머스크의 대담함을 주입할 수 있다면 내 성격을 좀 더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나쁜 기억을 주입하거나 너무 어린아이에게 시키면 윤리적인 이슈가 생길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나는 개인적으로 현실은 우리 과거 기억의 조합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우리가 살아가면서 과거의 기억은 100% 정확하지도 않고, 또 과장되기도 하고 까먹기도 한다. 그럴 거면 이왕이면 안 좋은 기억을 좋은 기억으로 바꿔서 내 마음을 더 편안하고 좋게 만들 수 있다면, 좋은 게 아닐까?


내가 친구랑 싸워서 사실 기분이 좋지 않은데, 그 좋지 않은 기억을 조작해서 좋았던 기억으로 바꾼다면? 나도 기분이 돌아오고, 상대방도 나의 따뜻해진 모습에 우리 서로 사이가 더 좋지 않을까? 아무튼 나는 디스토피아가 아닌 충분히 유토피아적인 시각이라고 생각했다.


프로이트는 아이의 3살 전의 경험과 기억이, 그리고 아버지와의 관계가 그 아이의 미래를 모두 책임진다고 했다. 만약 나의 3살 때 기억을 더 개선할 수 있다면, 나의 미래도 더 좋게 바꿀 수 있다면? 예전에는 성형을 모두 타부시했지만, 요즘은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서 모두가 나쁘게만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마인드 성형"이라고 보면 어떨까?


5. 이미 연구는 되어 있었다

아무튼 진지하게 나의 심리학도 경험을 살려서 내 주변 심리학도 친구들에게 이 아이디어를 물어봤다. (아직 답변은 안 왔다) 그래도 뉴럴링크처럼 머리를 뚫어서 뭔가를 심는 것보다 훨씬 안전하고 윤리적이지 않은가? 아니면 아주 센 약을 먹여서 ADHD 같은 것을 고치겠다는 것보다도?


그리고 클로드에게 물어보니, 관련 논문이나 연구실이나 스타트업이 몇 개 나오긴 했다. (물론 AI에게 물어본 거라서 좀 더 팩트 체크가 필요하다)


UCL(University College London)에서 Julia Shaw라는 연구자가 있는데, 약물이나 장치 없이 심리학적 인터뷰 기법만으로 가짜 범죄 기억을 심었더니, 피험자 70%가 진짜 기억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실제 과거의 자전적 정보를 바탕으로 진짜 기억 사이에 가짜 기억을 자연스럽게 끼워 넣는 것이다. 감각적인 디테일까지 다들 기억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예를 들어 내가 친구랑 같이 LA 여행을 갔는데, 그때 뉴욕 좋았더라 하면 뭔가 나도 미국을 간 건 맞으니까 헷갈리면서 진짜라고 생각이 들고, 예전에 뉴욕 갔던 거랑 겹치면서 기억이 조작되는 것이다. 뭔가 CIA에서 심문할 때 쓰는 비법 같기도 하고, 안 좋게 쓰이면 가스라이팅 같기도 한데, 암튼 효과가 있다는 것이니까.


마침 미국에서 심리학 박사를 한 친구에게 이 연구에 대해 물어보니 중요한 구분을 해주었다. Shaw의 연구는 엄밀히 말하면 "기억 생성"이 아니라 "기억 조작"에 가깝다고. 피험자가 이미 갖고 있는 자전적 기억을 기반으로 거짓 기억을 끼워 넣는 방식이라서, 본질적으로는 최면이나 세뇌의 메커니즘과 같은 계열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연구는 심리학에서 IRB(연구윤리위원회) 승인을 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했다. 트라우마 치료라는 의학적 맥락이 아니면, 사람의 기억을 의도적으로 조작하는 실험 자체가 윤리적으로 허가가 안 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의학적 맥락이 아닌 자기계발이나 경험 확장 목적이라면 오히려 윤리적 장벽이 낮아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또한 UC Irvine에는 거짓 기억 연구의 선구자로 알려진 Elizabeth Loftus라는 연구원이 있는데, "쇼핑몰에서 미아가 된 기억"이라는 실험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성인들에게 어린 시절에 쇼핑몰에서 길을 잃었다고 (실제로는 없었던) 기억을 심는 데 성공한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심어진 긍정적 가짜 기억이 실제 행동을 바꾼다는 연구 결과까지 있다는 것이다. 어릴 때 건강한 음식을 좋아했던 가짜 기억을 심으면 실제로 식습관이 바뀐다는 것처럼.


스타트업 쪽에서는 Mindstate Design Labs라는 Y Combinator 출신 스타트업이 있는데, 여기도 방향성이 비슷하다. "의식 설계", "경험 설계" 쪽이다. 근데 여기는 아예 바이오 쪽이라서 사이키델릭(실로시빈, MDMA)에 집중하고 있어서 방법론이 좀 다르다.


6. 기억 성형의 시나리오

이게 실제로 되는지 아닌지를 따지면 그냥 내 고정관념 안에 갇히는 거고, 그래서 이걸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미친 아이디어를 좀 내기 위해 클로드랑 씨름을 하니 진짜 좋은 시나리오가 몇 개 나왔다. 만약 원라이너를 만들어야 한다면 이렇다. "당신의 과거가 당신의 한계를 정했다면, 과거를 바꾸면 미래의 한계도 사라진다."


1) 트라우마 리버스나쁜 기억을 지우는 게 아니라 "이겨낸 기억"으로 덮어쓴다. 피해자에서 서바이버로. 나의 트라우마를 삭제가 아닌 내가 극복한 것으로 바꿀 수 있다면, 오히려 내가 더 단단해지고 건강해지는 것이다. 그러면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어려움도 더 잘 이겨낼 수 있는, 내 정신력을 무장하는 것이다.


2) 커플 기억 동기화같이 못 간 몰디브 여행을 둘 다 "같이 갔던 것처럼" 기억한다. 시간 없는 부부를 위한 공유 기억.


3) 충분히 살았다는 감각번아웃된 사람에게 "너는 이미 충분히 치열하게 살았다"는 기억을 심어서, 죄책감 없이 쉴 수 있게 해준다. 이건 특히 요즘 클로드 블루 시대에 울림이 있었다.


4) 이민 없는 이민실리콘밸리에서 3년 일한 감각, 월스트리트에서 딜 클로징한 경험을 비자 없이 얻는다. 경험의 텔레포트.


5) 천재의 사고 패턴잡스의 캘리그래피 수업, 버핏의 복리 체험. 위인의 핵심 경험을 추출해서 다운로드한다. 자기계발서 100권보다 강할 수 있다.


6) 상속되는 마인드셋할아버지의 창업 근성을 손자에게 기억으로 물려준다. 재산은 3대에 날아가도 마인드셋은 영구 상속. 단순 부의 대물림이 아니라 정신력의 대물림이라고 하면, 좀 더 건강한 상속 아닌가.


7) 두 번째 인생은퇴 후 "창업 안 한 후회"를 안고 사는 대신, 25살에 창업했던 기억을 심어서 후회를 지운다. 못 해본 인생을 해본 것처럼 살 수 있다면, 후회라는 감정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다.


8) 인생 서사 리디자인기억 하나가 아니라 인생 서사 전체를 재설계한다. 원하는 정체성에 맞는 핵심 기억 10개에서 20개를 6개월간 순차적으로 심는다. 끝나면 같은 몸, 다른 사람.


물론 이 시나리오들이 다 같은 난이도는 아니다. 심리학 박사 친구의 말에 따르면, 트라우마 리버스처럼 기존 기억을 리프레이밍하는 것은 이미 심리치료에서 쓰이는 기법과 맥이 닿아 있어서 상대적으로 현실적이다. 반면 천재의 사고 패턴이나 이민 없는 이민처럼 완전히 없던 경험을 0에서 심는 것은 차원이 다른 영역이라고 했다. 약물 같은 외부 작용제가 필요하거나, VR로 아주 생생한 경험을 오랜 기간 반복 노출시켜서 진짜 기억과 헷갈리게 만드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방법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였다.


7. 고정관념을 깨는 연습

이건 뭐 마약이 될 수도 있겠지만, 화학 작용도 없고 또 긍정적인 효과를 동반한다면 굳이 나쁜 거라고만 봐도 될지? 다만 심리학 전문가 친구는 한 가지 더 경고했다. 기억이 모호하게 심어지면 실제 삶의 경험과 가짜 기억 사이에서 인지 부조화가 생길 수 있다고. 내가 실리콘밸리에서 일한 기억이 있는데 현실에서는 그런 경험이 없다면, 그 괴리가 불안이나 정신적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만약 한다면 아주 정교해야 한다고.


아무튼 확실한 것은 LLM만으로는 할 수 없는 분야이지 않을까. 인간의 심리를 조작한다는 것 자체가 리스크가 있다고 생각해서 AI 프론티어 기업들이 굳이 할 것 같지도 않고, 이건 또 완전히 100% 소프트웨어적인 사업도 아닌 것 같아서. 근데 여기에 AI가 충분히 쓰일 부분이 많을 것 같다. 예전에는 직접 피험자의 과거 정보들을 수집하고 조합해서 사람이 인터뷰를 해야 했는데, 이제는 AI가 알아서 나의 정보들을 수집하고, 또 아주 교묘하게 기존 진짜 기억에 가짜 기억을 삽입하면서 아주 초개인화하여 기억 성형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걸 진짜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 미친 아이디어처럼 진짜 나의 고정관념을 뚫는 아이디어를 계속 내는 습관을 더 길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종종 "도대체 어떤 미친놈이 이런 걸 할까" 이런 것을 그냥 웃어넘기지 않고 좀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면서 더 생각해 봐야겠다. 특히 샤워할 때 미친 아이디어가 더 잘 떠오르는데, 샤워를 하루에 더 여러 번 해야 할까?


여러분의 솔직한 의견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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