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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래미 Mar 16. 2019

92년생들의 소소한 일탈(?)

Written by 클래미

Lake Forest

이름만큼 고요하고 평온한 이 곳은 미국 시카고에서 약 30분 정도 떨어진 작은 도시이다. 92년생으로 뭉친 우리는 Lake Forest Academy라는 400명 남짓의 작은 고등학교에서 만나 2007년부터 4년간 함께 다녔다.


미국 고등학교를 생각한다면 난잡하고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생각하겠지만 사실 이 곳은 매일 정장에 넥타이를 매고 구두/벨트/재킷 등을 입어야 했으며 한 번씩 청바지를 입는 날이면 모두가 기뻐 소리를 지르는 매우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Prep School이다.

학교의 마스코트이자 교내 중요한 행사가 열리는 Ferry Hall의 앞모습
데일리 오오티디는 대충 이런 느낌

안 그래도 보수적인 분위기인데 주변은 들판과 호수뿐이고 아이폰도 갓 나온 시대이니 심심함의 극치가 다다오를 때쯤 가끔씩 일탈을 도전하기도 했다. 그래 봤자 잠겨있는 수영장에 들어가거나 맥도널드를 몰래 시켜먹는 일이었는데 당시 하나하나가 모두 가슴 졸이는 일이었다. (이 썰들은 나중에 하나씩 풀어보도록)


2011년 졸업 이후 우리는 뿔뿔이 대학으로 흩어졌다. 그럼에도 학부 초창기에는 방학이면 어느 도시에 다 같이 모이거나 여행을 떠났고, 한국에 있을 때는 로데오에서 무슨 종교 행사처럼 매주 만났다. 하지만 어느새 시간이 흐르다 보니 연락이 뜸해졌고 지금은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를 하면서 지내고 있다.  

대학교 1학년 때 다 함께 떠난 제주도 여행

새로운 일탈은 무어엇?

어느새 20대 후반이 된 우리는 대부분 직장인으로서 절반은 미국에 남고 절반은 한국에 있으며 대학원으로 진학한 친구도 있다. 사회 초년생으로서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나니 가끔씩 출근길 버스 창가에 멍 때리고 있으면 이 곳에서 10대를 보낸 우리 시절들이 기억을 스치곤 하는데 큰 것보다 작고 소소했던 추억들이 더욱 진하게 남는다.


그래서 우리는 당시 가슴 졸이며 일탈을 꿈꿨던 좋은 기억을 이어가지는 취지 하에 우리만의 블로그를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단순히 지나간 과거를 회상하기 위함이 아닌 오랜만에 현실에서 미래를 함께 바라보기 위해.



학교의 예쁜 구석들

Lake Forest Academy의 예쁜 구석들 (2017년 5월 졸업식 현장)

졸업식 당일 Ferry Hall의 맞은편에 위치한 Formal Garden
NHL 출신이자 하키 코치인  Darrin Madeley의 졸업식 연사
졸업식 행사로서 실내 건물을 누비는 백파이프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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