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에 아직 남은 냄새
바람에 실려 창을 지나온 건지
경사진 어깨에 묻어있던 온기인지
나는 그 냄새가 가리키는 곳을 안다
영혼의 수저에 남은 감촉이
가을날 허기 같은 문자 한 통으로 날아온다
나는 반쯤 빈 의자 위에서 고쳐 앉으며,
내가 어디로 향해 있는지 핀을 세운다
나를 찾는 건
펼친 지도 위가 아니라
남은 냄새와 감촉을 따라가는 것,
그렇게 너에게 기울어 흐른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밤바람도 이미 알고 있다
길을 잃을 때면,
지도가 없어서인 줄 알았으나
당신의 냄새를 놓쳤기 때문이었다.
손끝에 희미하게 남은 온기,
바람에 실려 온 당신의 계절.
나의 나침반은 그 감각들로 움직인다.
가을날 허기처럼 도달한 기별에
반쯤 비워둔 옆자리를 보며 고쳐 앉았다.
나는 어디쯤 와 있을까.
펼친 지도 위에는 아무런 표시가 없지만,
내 몸은 당신이라는 중력을 품고 있다.
내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창을 열어보면 이 밤의 바람도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