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1 ] 회사의 비만, 이익잉여금의 역설
많은 CEO가 회사의 통장에 현금이 쌓이는 것을 보며 안도감을 느낍니다.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을 허투루 쓰지 않고 회사에 모아두는 것은 경영의 미덕처럼 여겨지기도 하죠. 하지만 승계와 절세의 관점에서 보면, 출구 없이 쌓이기만 한 '이익잉여금'은 시한폭탄과 같습니다.
이익잉여금이 쌓이면 회사의 순자산 가치가 높아지고, 이는 곧 비상장 주식 가치의 상승으로 직결됩니다. 주가가 오르면 나중에 자녀에게 주식을 물려줄 때 상속세나 증여세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됩니다. 회사가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은 좋지만, 돈이 돌지 않고 고여서 생기는 '재무적 비만'은 반드시 관리가 필요합니다.
[ 02 ] 배당,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순환 장치
이 비만을 해결하는 가장 정석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배당'입니다. 배당은 회사가 번 이익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행위이자, 법인에 묶인 자금을 개인(CEO와 가족)의 자산으로 옮겨오는 합법적인 파이프라인입니다.
적절한 배당 정책을 실행하면 두 가지 토끼를 잡을 수 있습니다. 첫째, 법인의 이익잉여금을 줄여 주식 가치의 급격한 상승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둘째, CEO와 후계자는 배당금을 통해 합법적인 현금 소득을 얻게 됩니다. 이 현금은 향후 발생할 상속세와 증여세를 납부할 수 있는 중요한 재원이 됩니다.
[ 03 ] 차등배당, 여전히 유효한 자금 이전 전략
일반적인 배당은 지분율에 비례해서 똑같이 나눠 갖습니다. 하지만 대주주(CEO)가 본인의 배당을 포기하고, 그 몫을 소액주주(자녀)에게 더 몰아주는 '차등배당(초과배당)'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차등배당에 대한 절세 효과가 매우 컸으나, 세법 개정으로 인해 소득세와 증여세 중 더 큰 금액을 내도록 변경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유효한 전략입니다. 자녀에게 합법적으로 현금 유동성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자녀의 자금 출처를 명확히 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차등배당은 승계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카드입니다.
[ 04 ] 절차 없는 배당은 세무 조사의 불씨
배당이 좋다고 해서 주먹구구식으로 가져가서는 안 됩니다. 상법이 정한 배당 가능 이익의 한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반드시 주주총회 결의와 같은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절차를 무시하고 돈을 빼가면 세무 당국은 이를 배당이 아닌 '업무 무관 가지급금'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정관에 중간배당 규정이 있는지도 꼼꼼히 살피고 정비해야 합니다. 제도를 알고 활용하면 약이 되지만, 절차를 무시하면 독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다음 연재에서는 CEO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이자,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갉아먹는 암적인 존재인 '가지급금의 위험성과 안전한 해결 방법'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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