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1 ] CEO의 무심함이 키운 재무상의 암초
법인을 운영하다 보면 회사 돈을 급하게 개인적으로 쓰거나, 지출 증빙을 제때 챙기지 못해 용처가 불분명한 돈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회계상으로는 이를 '임시로 지급된 돈'이라 하여 '가지급금'이라고 부릅니다. 이는 결산 전까지 쓰는 임시 계정으로, 이후엔 다른 계정을 찾아야 하지만 소기업들은 가지급금 계정을 그대로 쓰기도 합니다.
많은 창업자가 "내 회사 돈 내가 쓰는데 뭐가 문제냐"라고 생각하거나, "나중에 채워 넣으면 그만"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하지만 이 가지급금은 시간이 지날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 결국에는 세금 폭탄은 물론이고 횡령 혐의라는 형사적 책임까지 물을 수 있는 거대한 암초가 됩니다.
[ 02 ] 이자가 복리로 붙는 시한폭탄
적법한 증빙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가지급금은 세법상 '특수관계인(CEO)이 법인으로부터 빌려 간 대여금'으로 봅니다. 따라서 CEO는 법인에 4.6%의 인정이자를 매년 갚아야 합니다. 만약 이자를 내지 않으면, 그 이자만큼이 CEO의 상여금(소득)으로 처리되어 소득세가 늘어납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법인 입장에서는 받지 못한 이자 수익이 장부에 잡혀 법인세가 늘어나고, 금융기관은 이를 '부실 자산'으로 간주해 회사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립니다. 대출 금리가 오르거나 한도가 줄어드는 결정적인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 03 ] 무리한 현금 입금보다 전략적인 정리가 필요합니다
가장 깔끔한 해결책은 CEO가 개인 돈으로 갚는 것이지만, 액수가 커지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때는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정리해야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급여 인상이나 상여금 지급입니다. 소득세를 감안하더라도 가지급금을 줄이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득일 때 사용합니다. 두 번째는 지난 글에서 다룬 배당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CEO가 보유한 특허권 등 지식재산권(IP)을 법인에 양도하거나, 개인 부동산을 법인에 매각하여 그 대금으로 가지급금을 상계하는 방법입니다.
그 외 방법은 개별적 상황에 따라 설계할 수 있습니다.
[ 04 ]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재발합니다
가지급금 해결을 위해 무리하게 '자사주 매입' 등을 시도하다가 세무 조사를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전문가와 함께 회사의 상황(잉여금, 부채비율, 자산 구성)에 맞는 맞춤형 솔루션을 찾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입니다. 아무리 기술적으로 가지급금을 없애도, 법인 돈과 내 돈을 구분하지 않는 습관이 남아 있다면 1~2년 뒤에 똑같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투명한 자금 집행 원칙을 세우는 것, 그것이 100년 기업으로 가는 CEO의 기본 자질입니다.
다음 연재에서는 가지급금 해결의 만능열쇠로 불리지만, 잘못 쓰면 독이 되는 양날의 검 '이익 소각(자사주 매입)을 활용한 잉여금 회수 전략'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기업 경영과 승계에 대한 고민, 혼자 앓지 말고 전문가와 상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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