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으로 하는 인사

by 책방삼촌

석양으로 하는 인사


산이 낮으니

하늘을 넓게 열어

저물녘 길다란 금빛을 담아내었다


해 기우는 들판을 따라

남은 나의 시간이

날 보는 네 눈빛처럼 더디게 간다


실체란 물리 위에만 존재할까

노을 물든 묵은 기와에

단 한 번 닿고 싶은

매화의 마음처럼

손길 대신

긴 저녁 그림자로

말을 건네는 생도 있다


오늘 문득 더 그립다

저녁연기 피어오르면

내 너에게 닿고 싶은 마음,

누르고 눌러 짧게 담은

손끝의 흔적으로 대신한다


붉은 기운 산자락을 감싸고

풍경이 하루의 숨을 고르면

그림자처럼 길어진 나는

낮아진 침묵으로 너를 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