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식당에서는 포뮬라Fomule를 즐기자
어제 루아르 숙소의 식당에서 형편없는 음식을 경험한 나는 이곳은 관광지이므로 식당에서 영혼이 담긴 요리를 만나는 것은 운이 무척 좋은 것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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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앙부아즈 성에서 나와 비가 살며시 내리는 골목길을 돌아 식당이 없을 것만 길로 들어서서 작은 개천 건너편의 레스토랑을 찾았다.
나는 늘 트립어드바이져의 도움을 받아 가장 가깝고 별점이 높은 식당을 물색했다.
l’Ecluse Amboise 라는 이 레스토랑의 외관은 허름해 보였는데 심지어 이름이 걸린 간판도 없었다.
우리는 바로 문 앞에 가서야 이곳이 우리가 찾던 레스토랑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살짝 의심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들어갔는데 식당 밖과 안은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젊은 남자 직원들이 활기차고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고 오랫동안 영업을 해온 안정된 분위기에 서비스도 능숙하고 부담스럽지 않아 안심이 되었는데 나는 여행지 식당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면서 식사를 하는 것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음식이 맛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메뉴를 천천히 보았다.
우리는 가성비가 좋아 보이는 19유로의 런치 포뮬라 메뉴를 선택했다. 엉트레, 메인(소고기 또는 생선), 디저트까지 19유로라니!
어린이 메뉴는 어른 메뉴의 1/2의 양을 12유로에 제공한다고 안내해주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포뮬라(fomule)를 소개하자면
프랑스의 식당에서 제공되는 우리의 세트메뉴 같은 것이다.
보통의 경우
entree + plat 스타터 + 메인
plat + dessert 스타터 + 디저트
entree + plat + dessert 스타터 + 메인 + 디저트
로 제공된다. 디저트 전에 치즈메뉴가 추가되기도 한다.
음료는 포함되어있지 않으며 물을 포함해서 음료는 따로 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음료를 시키지 않을 경우 탭 워터를 가져다 달라고 하면 되는데 그건 정말 수돗물을 따라다 주므로 수질이 좋지 않은 유럽에서는 음료 외에 물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스파클링 워터, 어른 런치 포뮬라 entree + plat + dessert 두 개와 어린이 포뮬라 한 개를 주문했다.
막내는 유모차에서 자고 있어서 나를 포함한 나머지 식구들은 편안히 밥먹을 수 있겠다며 좋아했는데 한편으로는 배를 곯고 자고 있는 것이 안쓰럽기도 하고 그랬다.
19유로를 내기에는 너무 훌륭했던 요리들.
우리는 각각 다른 앙트레, 메인, 디저트를 주문했다
내가 선택한 스타터는 예루살렘 아티초크(아티초크 풍미가 날뿐 아티초크가 아니며 예루살렘과 먼 아메리카가 원산지임)라고도 불리는 돼지감자 수프.
이 따뜻한 수프는 훈제 청어와 몇 가지 견과류를 얹어 나왔는데 특별히 매우 차가운 커리향의 휘핑크림이 인상적이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크리미함에 차가움이 섞여 입안에 들어오는 느낌이 무척 좋았다.
구글 번역기로 메뉴를 번역하면 단어들의 부자연스러운 나열들이 나오는데 메뉴가 무엇인가를 알 수 있는 것만으로도 무척 도움이 되었다. (구글 없이는 너무도 불편한 세상이 되었구나 하면서 구글에 투자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니... 최근에서야 구글 주식을 몇 주 샀다.)
남편이 선택한 스타터는 바삭한 치킨이었는데 스프링롤 처럼 바삭한 크러스트로 감싼 치킨을 당근 퓌레와 함께 내었다. 퓌레 위에는 훈제 베이컨을 얹어 내었다.
수프만은 못했지만 좋은 스타터였다.
내가 선택한 메인 스테이크. 스테이크까지 완벽하다면 가격이 너무나 말도 안 될 것이므로 스테이크는 보통이었는데 어떻게 저런 모양을 내었는지 무척 궁금했다. 모양이야 낼 수 있겠지만 로스가 많이 날 텐데 어떻게 하는 걸까.... 하는 오지랖.
당근퓌레는 당근 맛이 별로 나지 않아서 주황색이 아니었다면(그럴리 없겠지만) 당근이 주재료인지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았다.
남편이 선택한 대구요리에는 으깬 자주 감자를 끄넬모양으로 내었는데 끄넬 뜨는 솜씨는 없던지 주방이 아주 바쁘던지 한 모양이었다. 완두콩을 감자아래 귀엽게 깔아주었다. 남편은 대구 요리도 맛있었다고 했다.
커피를 좋아하는 남편은 디저트로 커피를 주문했는데 달콤한 스위츠가 함께 나왔다.
나는 치즈를 주문. 치즈 별로 좋아하지 않는 다고 생각했는데 치즈 사진 볼 때마다 군침이 돈다.
큰 아이는 영국에서 성의 없는 키즈 메뉴에 실망을 자주 했었는데 프랑스에서는 키즈 메뉴가 훌륭하다며 프랑스 음식을 신뢰하게 되었다.
오전의 앙부아즈 성투어를 마치고 난 후 만족스러운 식사는 그날의 모든 것이 좋아 보이게 했다.
식당을 나오면서 옆 테이블의 중년의 남성들이 주문한 양고기를 흘깃 보았는데 먹음직스러운 모양에 다시 앉아서 처음부터 식사를 하고 싶었다.
좋은 식당을 만나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여전히 비가 촉촉히 내리는 거리를 돌아 골목 모퉁이의 빵집에서 막내가 잠에서 깨면 먹을 크루아상과 몇가지 빵을 사고 우리는 주차장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