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개월 전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하면서 인테리어를 어떻게 할까 고민이 많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인테리어라기보다는 감추고 싶은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고민했다고 해야겠다. 그 감추고 싶은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차단기가 있는 두꺼비집(고급스러운 용어가 있을 것 같은데 모르겠다)이었다. 새로 시공이 가능한 부분이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 두꺼비집은 가리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기에, 많이 큰 액자 하나, 혹은 조금 큰 액자 두 개로 가리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요즘 유행한다는 식물액자를 검색해 보았고, 조금 큰 액자(A3 사이즈) 두 개를 주문했다. 한동안 그 액자 두 개로 가리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정말 갑자기 지겹다는 생각도 들었고 왜 내가 찍은 사진 놔두고 남의 사진(그림인가?)으로 내 집을 채워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찍어 두었던 사진 중 대형사진인화에 어울리는 사진을 찾아보았다. 고르고 골라서 뮤지엄산에서 찍은 사진 세 장과 두 번의 도쿄 여행에서 찍은 사진 네 장을 엄선(에헴)했다. 대형사진이라면 왠지 단순한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런 의미에서 뮤지엄산의 사진은 정말 적절하게 느껴졌다.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건물인 만큼 심플하면서도 심심하지 않은 느낌의 사진이 많았기 때문이다. 도쿄는 두 번 가보았는데 두 번째 여행에서 역시 도심은 내 취향이 아니구나, 느꼈다. 에노시마는 두 번 가도 좋았다. 하지만 세 번째는.... 음... 가게 될 수도 있지만 한참 후가 아닐까 싶다.
어쨌건 이 사진 중 먼저 두 장을 골라 대형사진인화를 맡겨 보았다. 한 번에 주문하면 배송비는 아낄 수 있겠지만 약간의 두려움이 있었다. 인화된 사진의 색감과 내가 찍은 사진이 과연 대형사진인화에 어울릴지에 대한.
뮤지엄산에서의 사진 하나와 도쿄에서의 사진 하나를 주문했고 이틀 뒤 택배가 도착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박스를 개봉하고 사진을 보니 나름 괜찮았다. 바로 액자에서 기존의 그림을 꺼내고 인화한 사진으로 교체했다. 그리고 두꺼비집 바로 아래 설치한, 액자를 놓기 위한 선반에 두 개의 액자를 놓았다. 음, 뭔가 뿌듯했다. 역시 내가 찍은 사진으로 바꾸길 잘했다. 예쁜 아이템을 사서 집을 채우는 것도 좋지만 직접 만들거나 연관된 물건들로 꾸미는 것이 좀 더 의미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꾸준히 잘 채워갈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