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노을, 일산, 집

by 서랍





해도 해도 너무 한다.

요즘 날씨.

가만히 앉아 있어도, 심지어 그늘 아래 있어도 땀구멍에 땅이 송글 송글 올라온다.

사무실에서 키보드나 두드리는 일을 하고 있어서 다행이지 밖으로 많이 돌아다녀야 하는 일을 했다면 진작에 녹다운됐을 것 같다.


좋아하는 계절.

여름과 겨울은 덥고 춥기 때문에 무난한 봄, 가을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근데 좋아하는 계절로 봄이나 가을을 꼽는 건 약간 반칙 같은 기분이 들어서 여름과 겨울 중 좋아하는 계절을 꼽으라면 겨울을 꼽았다. 한 10년 전까지는. 겨울의 차분한 분위기가 좋았다.

정확히 기억 나진 않지만 근 10년 전부터일까, 여름이 좋아졌다. 환하고, 반짝이는 햇살이 너무 기분 좋게 느껴졌다. 스스로 간사한 사람이 되기 싫어서 요즘처럼 삼겹살 불판 위 같은 더위에도 난 여름이 좋다고 속으로 되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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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더워도 여름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하늘이, 노을이 참 예쁘다는 점이다. 하늘의 대명사는 가을이라고들 많이 말하겠지만 난 여름의 하늘이 좋다. 더 이상 진할 수 없을 것 같은 진한 파란색에 하얀 구름이 동동 떠있는 모습을 보면 힐링이 따로 없다.

하늘이 예쁜 만큼 노을도 예쁘다. 물론 미세먼지가 없는 게 더 큰 이유겠지만(그러고 보니 여름이 좋은 또 다른 이유는 미세먼지가 없다는 점이다). 아무튼 노을은 여름, 그중에서도 일산이 최고다. 물론 내가 오랜 기간 살아본 곳 한정이지만.

파란 하늘과 붉은 노을을 보면 무더위도 참을만 해진다. 물론 요 며칠은 에어컨을 안 틀 수 없었지만. 더운 건 싫지만 하루하루 지나가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저녁노을을 볼 날도 올해에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아쉬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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