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동산에 대한 내 기억은 좋음과 나쁨이 반반이다.
좋았던 건 어린 시절에 몇 번 가족들과 방문하여 즐겁게 놀은 기억이다. 가끔 사촌 동생들과 같이 가기도 하지만 다양한 놀이기구를 타고, 캐러비안 베이에서 즐겁게 물놀이 했던 추억이 있다..
좋지 못한 기억은 아무래도 내가 좋아하는 놀이기구를 타려면 장기간 줄을 서야 하는 것과 인파에 몰려 휩쓸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사람이 몰리는 주말에는 사람이 치여 다니기에 평일에 시간을 내어 가곤 했다.
재미있는 건 내가 놀이동산을 가고 싶어서 간 적이 거의 드문데, 거의 10번 중에 3번 정도다.
그럼에도 놀이동산에 갔던 이유는 거의 일 때문이다.
교육 쪽에 종사하다보니 이벤트로 학생들을 데리고 놀이동산에 가는 일이 발생했었는데, 몇년 간 코로나 여파로 가지 않다가 올해 가는 걸로 결정됐다. 더불어 6월 평가원 모의고사라는 큰 시험을 치루고 나니 학생들의 기분 전환을 위한 목적도 있었다.
제발 애버랜드 가는 날에 비가 와 취소되길 바랬지만 비가 오지 않았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은 구름 낀 날로 고생 하더라도 더운 것보다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버랜드 입장 시간은 10시여서 오픈런을 위해 9시 30분에 도착했는데 우리를 비롯하여 단체 손님들이 바글바글했다.
덕분에 날씨는 덥지 않았는데 인파의 한 가운데에 서 있었기에 더위가 장난 아니었다.
10시가 되자 신나는 안내 멘트와 노래가 들렸고, 그 후에는 썰물처럼 순식간에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갔다.
학원에서 애들을 데리고 애버랜드에 왔지만, 성인이라 알아서 놀 터이니 나중에 복귀 장소와 시간을 알려주고 입장과 함께 자연스레 해산이었다.
입구에서부터 바오 패밀리로 구성되어 있었고, 곳곳에 즐길거리와 먹을거리가 많았다.
이동은 리프트를 통해 하는 것이 좋은 편이다.
20분 정도 기다리는 것이 단점이지만, 걸어가는 것보단 덜 힘들고 시간 면에서 효율적이었다.
가장 먼저 들린 곳은 사파리 월드였고, 여기서 백호를 구경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에 입장했다.
오픈 시간인 10시 30분이 조금 지나서 들어왔는데 이미 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고, 사파리 월드의 차를 타기까지 거의 1시간이 걸린 것 같다.
그런데 생각보다 사파리 월드에 실망했다.
여기에 호랑이, 곰, 사자, 하이에나만 있을 뿐. 동물들이 너무 부족했다.
나중에 알아보니 다른 동물들은 다른 장소에 있다는 것이었다.
이후에는 범퍼카, 퍼레이드 구경, 4D 상영관 등 사람들이 줄을 잘 서지 않는 놀이기구를 타고 퍼레이드를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나중에는 복귀 시간까지 시간이 애매모호하게 남아 애버랜드 안의 스타벅스에서 음료 하나 마시며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날씨가 생각대로 많이 덥지 않아서 놀기 괜찮았는데, 나중에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만족도도 괜찮았다.
주말에는 오늘보다 더한 인파에 치이는데 T익스프레스를 타려면 3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은 1시간만에 탈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다.
게다가 사전에 애버랜드 어플로 줄서기 예약을 한 뒤 바로 T익스프레스로 달려 15분만에 탄 학생들도 있었다.
애들을 데리고 왔다갔다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큰 사고 없이 이루어진 행사여서 다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