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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추석에도 일한다.

모두에게 즐거운 추석이 되길...

by 은궐


약 보름 전에 회사에서 공지가 떴다.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 일할 사람 있나요?"


일반적인 회사라면 추석 연휴 기간에는 쉬는 것이 정석이나, 내가 일하는 기숙학원에는 추석 연휴 기간에도 학생들이 있기에 근무 인력이 필요했다.


그리고 추석 연휴에 쉬면 휴일이 발생하여 마음 편하게 쉬면 되고, 근무를 하게 되면 연휴에도 일을 하게 되므로 추가 수당이 발생한다.


일단 내부 지침으로는 지원자를 우선으로 배정하는데 사람이 많으면 4일의 추석 연휴를 쪼개어 진행 예정이고, 사람이 적으면 날짜를 많이 배정해주기로 했다.


위의 제목에서 언급한대로 나는 추석 근무를 지원했다.

일단 근무량이 적고, 집과 회사가 멀지 않아 근무 해도 충분히 왔다갔다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리고 차로 이동할 때 운전 시간이 평소보다 더 길겠지만 몇 년동안 설날과 추석 때 근무하며 집에 갔다왔던 경험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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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가 되자 학생들은 정기 외출을 맞아 집으로 떠났다.

수능이 약 한 달 정도 남았지만, 이번 추석 연휴가 마지막 정기 외출이다. 마지막으로 집에서 쉴 수 있는 기회이기에 푹 쉬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오라고 이야기했지만 꽤 많은 학생들이 잔류를 선택했다.


정말 공부를 하려는 이유도 있지만, 친척들이 모이는 곳에 가봤자 공부 열심히 하고 있냐는, 성적이 얼마나 나오냐는, 어느 대학교를 갈 것 같냐는 잔소리를 들을 거라 생각하는 학생들도 학원에 남는 것을 선택했다.


덕분에 평소 정기 외출의 잔류보다 많은 학생들이 학원에 남는 것을 선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은 어렵지 않았고, 제일 힘든 건 근무 시간이 조정되고 집에 갔다오는 것이었다.


근무 인원이 적은 터라 평소 나오는 시간이 아닌 아침 일찍 나와야 하는 터라 굉장히 피곤했다.

그리고 집에 가는 건 길이 막히지 않아 수월했는데, 추석 당일 아침에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출근 3시간 전에 나왔다.


작년과 달리 이번에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빠지는 구간과 도로들이 합쳐지는 구간이 굉장히 막혔고, 딱 출근 10분 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뉴스를 보니 추석 연휴가 긴 만큼 여행을 가기도 하고, 집에서 쉬기도 하거나, 기숙학원의 학생들처럼 정신없이 공부하거나, 나처럼 일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찌되었든 각자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어쩔 수 없지만 모두가 즐거운 추석을 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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