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보니 깜박깜박 실수도 하고, 놓치고, 급기야 드러눕기도 한다. 집중력도 떨어지고, 급하고 불안정한 마음으로까지 이어질 때가 많으니 심각하다.
늘 나와 삶을 공유하고 함께 하는 핸드폰에도 남아있는 배터리가 70퍼센트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노력 중이다. 삶의 하나의 원칙이다.
우리 집 전기차에는 아직 적용하기가 어려워 종종 이 원칙을 지키지 못할 때가 있곤 한다. 전기차의 에너지가 바닥으로 향해 갈 때의 그 압박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특히 외지에 나가 있을 때는 더하다. 자동차의 전기 에너지가 최소 50퍼센트 아래로 내려가지 않도록 단단히 신경을 쓴다.
단 한 번의 방전이 되는 낭패는 되돌릴 수 없는 후회로 점철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밖에 나가면 아직은 일반 주유소처럼 금방 전기 충전소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니 더욱 그렇다.
지금 나 자신을 돌보지 않으면, 뭔가 고장이 날 지도 모를 일이다.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과 정서적인 부분까지 연쇄적으로 일어날 게 뻔하다.
겨울 방학을 맞으며 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꽤 있었다.
우리 북카페 꿈꾸는 정원에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상하며 한껏 들뜨기도 했었다.
아이들 영어책 읽기 모임, 어른들 독서모임, 오프라인 좋은 책 낭독모임, 보드게임 모임, 작가와의 북토크 등등...
1월의 추천도서
결론은 올 겨울 방학 1.2월에는 북까페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냥 커피 마시고 재미나게 놀기만 하기로 마음먹었다.
온라인으로는 화목 새벽 낭독반에서 같이 '느리게 걷는 도서관'을 읽고 있고, 꿈의 작가 모임에서 작가 북토크와 강의도 조금씩 듣고는 있다. 글쓰기 카페를 만들어서 '정글방'글쓰기 방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 정도도 하고 싶은 거 다 자르고 최소화시켜서 나 자신을 아끼기로 한 최적의 결정이다.
텔레비전 보는 시간도 아까워서 시청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 앞으로 달려가다가 이제 헐떡이는 숨을 가라앉히며 텔레비전 앞에 앉아 보기도 한다.
조금 느리게 걸어 보자.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다고 혼잣말로 위로한다.
아이와 걸을 때, 나는 습관적으로 내가 앞서 걸을 때가 있다. 남편과도 마찬가지다. 같이 걷다 보면 어느새 내가 한 발 앞서 걸을 때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