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은 그야말로 마음이 들어간 거니까 날 생각하며 준비한 꾸르따를 받아 들고, 다음 날에는 선물 받은 꾸르따를 꼭 입고는 했다. 가끔 색상이 정말 예쁜 사리(Saree)를 선물로 받을 때도 있는데, 실크로 된 것도 있고, 순면(Cotton)으로 된 사리도 있다. 인도의 전통의상은 사리(Saree)이지만, 펀잡 지방 사람들이 주로 입는 펀자비 꾸르따(Kurta)는 일상생활에서 입기가 더 편하고 예뻐서 젊은 사람들에게 많이 입힌다. 나도 사리를 좋아해서 행사 때마다 사리를 입고는 했는데, 평소에는 꾸르따에 청바지나 레깅스를 자주 입고는 했다. 인도 친구들이 내게 꾸르따가 잘 어울린다고 얘기하면기분이 좋다. 그리고 나는 화색이 가득한 얼굴로, "난 꾸르따가 편하고 좋아요."라고 화답하곤 했다.
인도의 날씨는, 특히 인도의 수도 델리는 1년에 여름이 거의 10개월이나 된다. 여름옷을 일 년 내내 입어서, 입다 보면 색도 변하고 낡기도 한다. 50도까지 올라가는 인도 델리의 여름을 지내려면 한국에서 입던 면 티셔츠로는 견디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인도 날씨에 맞는 순면으로 된 인도 옷, 꾸르따가 땀을 잘 흡수하고 통풍도 잘 되어서 자주 입게 된다. 또한 나의 신체 특성상 엉덩이를 가려주니 나에겐 딱 맞는 패션 스타일이기도 하다.
오늘은 내게 특별한 꾸르따를 선물해 준 소라비와 째 뜨나에 대해 이야기하련다.
인도 사람들이 똑똑하기로 유명하지만 소라비와 째뜨나는 놀라울 정도로 탁월한 친구들이다.
영어로 'Outstanding'이라고 하면 딱 어울리는 친구들이다. 그야말로 뛰어난 친구들이다.
인도에서 장학생으로 한국 유학을 가기 위해 서류를 내고 심사 결과가 나온 후에 소라비를 만나서 고민을 나눴다. "선생님,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에 다 합격했어요." "정말 정말 축하해요!!! 너무 기뻐요~!" "그런데 선생님,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 "진짜 행복한 고민이다. 어렵다. 어떡하냐.." 정말 행복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교수가 꿈인 소라비에게 서울대학교가 유리할 거라는 조언과 함께 소라비는 전액 장학생으로 서울대학교 한국학과 석사과정으로 한국에 왔다. 내가 한국에 들어오고 난 1주일 후다. 4년 전, 사물놀이 워크숍에서 소라비랑 처음 만나서 같이 한국어를 공부하며 친해지게 되었는데, 공부는 본인이 잘하면서 매번 "모두 선생님 덕분이에요."라며 겸손히 얘기하니 더없이 예쁠 수가 없다.
2009년에 처음으로 한국 영화 '어린 신부'를 보고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후, 2011년부터 한국 드라마를 열심히 보다가 2013년부터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즐겨 봤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소라비의 한국어 억양과 발음은 정말 한국사람처럼 자연스러워서 깜짝깜짝 놀라곤 했다.
내가 못 본 드라마 '도깨비'를 재미있다고 다운로드해서 팬 드라이브에 가져다줘서 소라비 덕분에 재밌게 봤던 기억도 있다. 사실 한국에 와서도 소라비가 추천해줘서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도 보기 시작해서 진짜 재미나게 봤으니, 누가 누구를 가르치겠는가? 이젠 내가 한 수 배운다.
델리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지금은 서울대학교 한국학과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데, 서울대 국제대학원 학생회 회장까지 하며, 아르바이트로 통역 일도 열심히 하고 있다. 진짜 한국에 와서도 열 일하는 똑순이다. 째뜨나는 인도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가 우울증에 빠졌을 때 한국어를 알게 되어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하며 새로운 꿈과 희망으로 밝아진 그야말로 너무 완벽하고 야무진 친구다. 째뜨나 역시 전인도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초급 1등을 했다.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지 지금도 생각하면 정말 대단하다는 말로도 부족하다. "선생님 ~ 강남대학교에 장학생으로 갈게요." "그래, 거기도 좋기는 한데 서울에 있는 대학교로 가면 좋을 텐데.." "자신이 없어요. 합격했으니까 여기로 갈래요." "그래~ 잘할 수 있어." 째뜨나도 전액 장학생으로 강남대학교 한국어학과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매번 힘들다고 하면서도 난 알고 있다.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를...
째뜨나에게서 연락이 왔다. "선생님, 저 아르바이트해요. 피자 스쿨에서요.." "그래? 먹으러 갈게~~" 한동안 얼마나 자주 갔던지 우리 가족의 다이어트는 물 건너갈 뻔했다. 치즈 피자를 좋아하는 딸랑구를 위해 치즈를 듬뿍 올려서 피자를 구워 주곤 해서 매번 정말 맛있게 먹곤 했다. 사장님까지도 잘 챙겨주시고, 서비스도 주시고 해서 참 즐거운 우리 가족의 피자스쿨 나들이였다.
둘 다 인도에서 한국어 교수가 되기 위해 지금 한국에서 열심히 학업에 집중하며 한국을 배우고 있다. 코로나로 만나지 못하다가 잠시 좋아진 틈을 타 서로 연락을 했다. "우리 만나요." "빨리 만나고 싶어요~"
하필이면 비가 오는 날, 우리는 수원 광교 갤러리아에서 만나 점심을 먹고, 팔달문 행궁 나들이를 했다. 비를 맞으며 한국의 낭만을 누리면서 말이다. 비 오는 날, 행궁 앞 전통 찻집에서 커피 대신 전통 차를 마시고, 쿠키 대신 한과를 먹으며 이야기 꽃을 도란도란 피웠다. 샤이니도 인도 언니들 만난다고 신이 나서 오랜만에 만난 인도 언니들과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조만간 이 친구들이 인도에 가면 교수가 될 것이다. 함께 꿈을 나누고,그 꿈을 실현해 나가는 친구들이자랑스럽고 사랑스럽다.
방학을 하면 우리 집에 와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로 하고 방학을 기다린다. "한국의 시골을 경험해 봐요~" "네~ 빨리 가고 싶어요. " 난 손님 맞을 준비를 해야겠다. 한국에서 인도 친구들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