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인도에서 이삿짐을 쌌다.

그리움을 잠시 내려놓는 순간

by 샨띠정

다시 돌아가리라는 희망 하나 남겨놓고 있었다.

우리가 6년 동안 살던 델리의 집을 비워주며 짐을 정리했다. 나눌 것은 필요에 따라 나누고, 기증할 것은 필요한 기관에 기증하고, 버릴 것은 버렸다.

사실 버린 것은 거의 없다. 마지막 남은 물건 하나까지 알람 씨를 통해 고아원에 주고 왔으니까. 그리고 나머지 인도로 돌아가면 당장 써야 할 물건들을 정리해서 박스에 담아 두었고, 내 손 때가 묻은 책과 그릇들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그 어지러운 코로나 19로 인한 환란과 혼돈, 아픔과 사망 속에서도 인도 땅을 다시 밟고 싶은 그리움 하나 품고 있었다.


이제 잠시 가슴을 억누르고 이곳을 향해 마음을 부어야 할 때가 되어 델리에서 남겨놓은 중요한 살림살이를 가져와야만 한다.

'포기'와 '내려놓음'을 향해 한걸음 더 가까이 나아간다.


델리에서 연락이 왔다. 조이 로지스틱 사장님이시다. 곧 컨테이너를 띄울 계획인데 다른 분의 짐들과 같이 우리 짐도 보낼 수 있다고.

현재는 인도 비자를 받을 수도, 비행기를 탈 수도 없는 상황이라 내 손으로 짐을 부칠 수 있는 상황이 안되었는데 이렇듯 기억하고 챙겨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창고에 있던 우리 짐들을 다시 하나하나 꺼내서 박스에 담아 한국으로 올 채비를 마쳤다.


작년에 이민 가방에 필요한 물건만 챙겨 와서 지금껏 잘 지내왔는데, 새삼 우리 생활의 일부였던 정들었던 몇 가지 짐들을 다시 볼 수 있다니 마음이 따듯해진다.

인도에서 빈 손으로 나와도 되겠지만, 액자와 책들, 우리의 역사가 된 물건들을 같이 데려오는 것도 필요한 일이라고 스스로에게 말을 걸어본다.


델리에서 이삿짐을 싸고 있을 때, 우연히 지인으로부터 영상과 캡처된 사진 한 장을 받았다. 내가 영상에 등장한다고 맞냐고.

영상을 들여다보니 실제로 인도 학생들과 내 얼굴이 나오는데, 다시 파도처럼 그리움이 몰려왔다.

"가고 싶다. 그곳에..."


하지만 이제 언제 갈 수 있을지 기약을 할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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