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소감

모든 것에 겸손할 필요는 없어

by 임은


얼마 전, 노벨상 수상자로 ‘한국인’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었지만, 안타깝게 수상하지 못하는 일이 있었다. 내가 받는 것은 아니어도 대한민국을 드높일 기회가 사라졌다는 마음에 다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을 거라 생각한다.



“제가 노벨상이라뇨,제가 한건 별로 없습니다, 괜찮아요,다른 훌륭하신 분께 양보하겠습니다.”

아이가 말한 미래의 수상 소감이다. 과학자를 꿈꾸며, 미래엔 자신이 만든 로봇으로 즐겁고 편안한 삶을 만들겠다는 귀엽고 야무진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나는 아이의 꿈엔 한발, 아니 여러 발 더 나아가서, 미래의 노벨상 수상자가 될 수도 있겠다는 이야기를 종종 했었다. 그만큼 과학은 미래를 해치는 삶이 아니라 사람을 돕는 귀한 일에 쓰여야 된다는 이야기였고, 그러한 노력에 주어지는 ‘노벨상’은 네가 추구하는 과학과 같으니 너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상을 바라는 삶은 아니어도 상을 받을 만큼의 어떤 기여나 노력이 있기에 ‘노벨상’이라는 아무나 받을 수 없는 영역에 오른 거라 생각한다. 때론 우리의 삶이 겸손을 요구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의 마음을 높이 살 때도 있지만,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가 노벨상 수상자가 된다면, 그 상에 거론된 것만으로도 너는 대단하고 훌륭한 삶을 살았을 거야. 그 삶을 위해 무수히 많은 노력을 하고 땀과 열정을 쏟아 냈겠지, 네가 말한 ‘내가 만든 것을 다른 사람의 삶에 행복을 준다는 보람’이 있으면 네 삶은 행복으로 느껴질 수도 있어. 하지만 너의 노력으로 네 삶을 더 편하게 살 권리는 너에게도 있어. 다른 사람의 행복을 바라보며 지하 쪽방에 사는 건 불행한 삶이야. 네가 노력한 만큼, 너도 누리고 살아.”



아이는 그래도 돈을 좇아가는 삶은 행복할 수 없다는 세상 바른 이야기를 해주었다.


“자신의 재능으로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고 나 또한 보람을 얻는 거 좋은 일이지, 하지만 네가 로봇을 만들어서 다른 이에게 그냥 공짜로 주었을 때, 너의 피와 땀의 결실을 어떤 이는 공짜니 귀하게 여기지 않을 수도 있어. 로봇이 비싸지. 그 비싼 건 그 돈을 가진 사람에게 팔아야 한다고 생각해. 그리고 그 돈을 벌어 정말 로봇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귀 한일에 써. 그게 옳은 삶이야.”



정말 ‘노벨상’을 받게 된다면, 말도 안 되는 거절을 하게 될까 봐 덜컥 겁이난 걸까. 나는 쉴세 없이 말을 이어갔다. 지금 미리 얘기해 두지 않으면, 성인으로 성장한 아이에게 먹히지 않는 이야기가 될 테니.



“노벨상은 너에게도 영광스러운 일이 되겠지만, 우리나라에도 영광스러운 일이야. 너의 거절은 너를 빼곤 모든 사람들이 아쉬워할 거야. 대한민국의 누구누구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을 드높일 기회를 놓치게 될 테니, 또한 어느 과학자를 꿈꾸는 사람은 과학자가 저렇게 힘든 삶을 사는 모습을 보곤 과학자의 꿈을 포기할 수도 있어. 노벨상을 수상하기 위해 살라는 이야기는 아니야. 정말 열심히 모든 일에 노력을 하였더니 ‘노벨상’을 준다네. 그럼 감사합니다. 하고 받아. 누구에게 줄지 많은 고민 끝에 네게 줘도 아무도 불만을 갖는 사람이 없으니 너에게 온 거야. 그리곤 상금을 받아서 그 노력을 위해 못 먹고 못 잤던 그 삶을 보상받아. 맛있는 것도 사 먹고. 예쁜 옷도 사 입고. 그리고 감사한 마음으로 로봇을 더 열심히 만드는 일에 투자를 해서 로봇으로 선한 사회를 만들어. 그리고 돈이 남거든 네가 말한 어려운 사람을 위한 로봇 만드는 일에 힘을 쓰면 될 거야. 그게 돈을 올바르게 쓰면서, 돈에 휘둘리지 않고, 돈을 좇지 않는 삶이 될 거야.”



모든 사람의 마음이 같을 수는 없다. 누군가는 ‘빈센트 반 고흐’의 삶이 불행하다고 했다. 그의 일생이 불행하다는 이야기도 포함되었지만, 그가 죽고 그 가치를 값으로 메길 수 없는 그림을 두고 죽었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였다. 더 오래 살았으면 더 잘살았을 텐데 싶었나 보다. 돈을 좇는 삶은 불행한 삶이 되는 건 맞다. 돈이 있어야 행복해지고 돈이 없으면 불행해지는 행복의 기준이 돈이 되는 건 슬픈 일이다. 하지만 돈이 있어야 삶이 더 자유롭고 행복해지는 건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다고 돈을 좇으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어떻게 잘 쓰는지가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나의 타고난 재능과 열정이 돈으로 보상된다면, 사실 나는 좋겠다. 그리고 그것에 감사하게 나누며 살겠다. 무조건의 베풂일 필요는 없지만, 조금 더 영리하게 적당하게 돈도 쓸 줄 알고, 나누는 보람도 느낄 줄 아는 귀한 삶이 되길 바란다.




“엄마가 노벨상을 받게 된다면 말이야,

나는 이런 수상 소감을 할 거야.


저에게 귀하고 값진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매일 밤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밤을 지새우는 일들이 많았고, 제대로 먹지 못하고 씻지 못하는 일들이 허다했습니다. 저의 노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은 저의 힘든 연구를 보람 있게 만듭니다. 그것도 감사한 일인데, 값진 상으로 열정을 인정해주시니 더없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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