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감성 육아

넘어지는 용기

넘어지는 것에도 박수가 필요한 이유

by 임은



무릎 보호대

팔꿈치 보호대

손 보호대

마지막으로 헬멧


그리고 인라인 스케이트



보호대를 착용한 방향으로 앞으로 한번. 왼쪽으로 한번. 오른쪽 한번. 넘어져 본다. 방향에 맞게 보호대를 조인다. 다시 넘어져 본다. 이번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대리석 바닥에서 다시 한번 철퍼덕 넘어져 본다. 그리곤 여유롭게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달린다.


몸을 보호하려는 넘어짐. 바닥과 내 몸이 닿기 전 보호대로 인해 내 몸이 덜 아프다는 것을 몸에게 이해시키는 행동.


창의력 가득한 귀여운 그 행동에 웃음이 나오기도 했고. 내심 기특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네가 인라인 스케이트를 잘 탔구나. 넘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해서. 타고 싶은 마음보다 제멋대로 움직이는 바퀴의 움직임이 아이를 힘들게 했었는데. 어느새 넘어져도 벌떡 일어나 다시 도전하더니 이젠 넘어지는 횟수가 줄어들고 바퀴의 움직임을 컨트롤할 수 있는 모습이 되었다. 이것은 신기하게도 서너 번 만에 가능해졌다.


서너 번만에 집 앞에서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아이를 걱정하며 따라나설까 싶었지만. 저렇게 스스로의 안전을 체크하는 아이는 어디에 둬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안심이 되었다. 넘어지는 용기가 가득한 모습에.






‘나는 넘어져도 아프지 않을 거야.’ 괜찮아 라는 토닥임 속의 도전은. 나약한 마음을 지탱해줄 큰 힘이 된다. 물론 잘하고 싶은 간절함이 가득해야 나를 견고하게 만들어주는 생각이 들 테지만. 긍정의 생각들이 모여 나의 도전과 시작의 문을 열어 준다면 다른 이들보다 앞선 걸음이지 않을까.


무언가의 도전은 실패를 이겨 내려는 마음가짐이 아닌, 실패의 두려움을 안고 시도하는 도전이었다. 안 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실패 후 빨리 그것을 인정하고 마치 없었던 도전이었던 것처럼 이내 모든 흔적을 지운다. 나는 마치 도전도 실패도 안 한 사람처럼.


우리 안에 보호대가 없어서 그런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치지 않게 나를 한번 감싸준 그 보호대가 우리에겐 존재하지 않아서. 인라인을 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아이가 보호대가 없다면, 어떠한 방법으로 타려는 노력을 했을까. 타고 싶은 의지로 인해 넘어지는 예행연습을 한 것처럼. 또 다른 방법의 이겨 낼만 한 것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 우리는 주의사항을 일러둔다. ‘다칠 수도 있어’ ‘네 것이 안 뽑힐 수도 있어’ 걱정을 미리 나열하고. 아이의 도전이 실패가 되었을 경우 다시 한번 말한다. ‘거 봐-’. 안될 수도 있다는 마음을 미리 주어서 그런지 아이는 엄마의 주문으로 인해 마치 실패한 것처럼 속상해한다. 실패해도 속상할 테지만. 실패를 열어둔 도전은 더욱 속상하다. 미리 알려주었다고 실패의 속상함이 덜 한 것은 아니다. 실패할 것이라는 마음이 출발선에 동일하게 설 수 없는 불안감이 된 것이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넘어지는 용기’. 넘어질 것과 다칠 것에 염려하는 삶은 나를 더 나아가게 할 수 없다. 때론 과감한 한 발이 다음 한 발에 두려움을 자신감으로 바꿔 줄 것이다. 두려움을 용기로 극복했던 아이의 삶이 더 빛날 수 있는 이유이다.




실패를 용기로 바꾸는 힘.

다른 이의 탓이 되지 않도록.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의 선택에 용기를 더해주고.

선택이 실패가 되더라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마음의 토닥임이 살아가는 시간에 필요한 일이 될 것이다.



‘괜찮아’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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