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의 얼굴을 가진 사운드 튜닝 이어폰
포터블 오디오에 흥미를 느끼고 점점 깊숙히 빠져들면서 보다 나은 음질에 대한 욕심도 예전과는 비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그리고 본인만의 소리 성향이 어느 정도 확고해진 뒤에는 그에 맞는 소리를 들려줄 기기를 찾아 행복한 고행길에 접어들었지만 좀처럼 종착지가 보이지 않는데, 이는 아마도 필자만의 경우는 아닐 것이다.
지금은 조금 주춤하지만 몇 년 전부터 프로 음악가뿐 아니라 일반 동호인들 사이에서도 커스텀 이어폰 열풍이 불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본인만의 이어폰을 가진다는 것은 비단 음질뿐 아니라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다. 또한 완벽한 차음성 덕에 외부의 다양한 소음 속에서도 온전히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그러나 단 하나뿐인 이어폰조차도 완벽하게 자신이 원하는 소리를 들려줄 가능성은 희박하다. 디자인과 핏은 유니크할지라도 이어폰의 소리는 본인이 정한 것이 아니니 말이다. 본인이 원하는 소리에 딱 맞추어 제작하는, 완벽한 커스텀 이어폰을 제작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러한 경우를 찾기는 힘든 실정이다. 아쉽지만 최대한 성향에 맞는 이어폰을 고른 뒤, 케이블이나 이어팁 그리고 DAP 등과의 매칭으로 만들어 나가는 수밖에 없다.
만약 내 마음대로 소리를 튜닝할 수 있는 이어폰이 있다면 어떨까? 장르에 따라 미세하게 조절하면서 듣는다면 보다 만족감이 높아지지 않을까? 혹은 평소에 듣던 소리가 지겨워질 때쯤 튜닝을 바꿔 듣는다면 신선하지 않을까? 음악을 들으며 종종 들었던 생각들이다. 필자만의 욕심은 아니었던 듯 최근 출시하는 이어폰 중에는 스위치가 달려 있어서 특정 음역대(주로 중저역)을 조절하는 제품들이 여럿 보인다.
이번에 소개할 FLC Technology의 Celeste(이하 셀레스트)는 이러한 욕구를 최대한 해소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이 점 하나만으로도 유저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한 제품인바, 이번 달 리뷰 제품으로 선정했다. 사실 셀레스트는 아직 제품 개발이 완벽히 끝난 상태가 아니라 추후 출시될 때 지금과는 많이 달라질 수도 있다. 그리고 필자가 대여한 제품도 모든 구성품이 채워져 있는 상태가 아니어서 셀레스트가 가진 능력을 모두 활용할 수는 없었다. 이 점을 감안하고 함께 셀레스트를 살펴보도록 하자.
취향에 맞는 소리를 찾아서
FLC Technology의 이어폰이 여타 이어폰들과 비교했을 때 가지는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사용자에게 다양한 소리 조절 옵션을 제공하는 점이다. 브랜드의 설립 시기는 2011년이지만 국내에 소개된 것은 필자의 기억이 맞다면 2016년 경으로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당시 생소한 브랜드 제품임에도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던 데에는 제품에 동봉된 저역 조절 필터 3가지, 중저역 조절 필터 3가지, 그리고 중고역 조절 필터 4가지를 조합하여 무려 36가지나 되는 소리 튜닝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는지 경우의 수를 훌쩍 늘려 100가지가 넘는 조합이 가능한 이어폰, 셀레스트를 개발 중이라는 소식을 들은 지가 벌써 2년 전의 일이다. 개발 기간이 2년이 넘어가는 경우는 흔하다고 하더라도 프로토타입을 공개한 뒤 2년이 지나도록 제품 발매 소식이 들리지 않은 경우는 굉장히 드물 듯하다. 그런데 제품을 실제로 만져보니 왜 그렇게 오랜 기간이 필요했는지 조금은 수긍이 갔다.
셀레스트의 기본 컨셉은 전작인 FLC8 시리즈와 동일하다. 다만 전작에서는 소리 튜닝을 할 때마다 필터를 세 종류의 필터를 모두 바꿔 끼워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던 반면 셀레스트는 저역과 중저역 조절을 유닛에 달린 스위치로 대체하고 이어팁이 채결되는 노즐 가장 앞부분에 위치하는 중고역 조절 필터만 이전처럼 교체 방식을 유지하여 편의성을 대폭 향상시켰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별도의 필터를 따로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정도의 변화로 여길 수 있겠지만 이를 위해 드는 제작자의 노력은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아 보인다.
이해를 돕기 위해 FLC8 시리즈의 튜닝 원리를 살펴보자. 아직 셀레스트에 사용된 기술 및 원리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두 기기 사이의 소리 튜닝 방식이 동일하기 때문에 확연히 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FLC8 시리즈와 셀레스트 모두 유닛당 1개의 다이나믹 드라이버와 2개의 BA 드라이버를 탑재한 하이브리드 방식의 이어폰이다.
먼저 극저역 및 저역을 조절하는 필터는 다이나믹 드라이버 전후에 배치된다. 드라이버의 전면에 놓이는 극저역 필터는 다이나믹 드라이버에서 생성된 신호를 유닛 밖으로 방출시키는 벤트를 조절하는 역할을 맡는다. 벤트를 막아 소리를 온전히 노즐로 전달하면 가장 많은 극저역의 소리를 듣게 되고, 구멍이 커질수록 극저역의 양이 줄어든다. 반면 다이나믹 드라이버의 뒷편에 위치하는 저역 조절 필터는 다이어프램의 진동 운동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므로 뚫려 있을수록 신호가 강해진다. 각각 총 3단계의 조절이 가능하므로 우선 9가지의 튜닝이 여기에서 이루어진다.
이어폰 노즐 끝단에 배치되는 중고역 필터는 BA 드라이버에서 생성되는 중고역대 음성 신호의 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다이나믹 드라이버에서 생성된 신호가 들어오는 구멍의 크기를 조절하여 자연스럽게 크로스오버 네트워크의 역할까지 담당한다. 특이한 점은 두 개의 BA 드라이버 중 고역을 담당하는 하나의 드라이버는 극성이 반대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알다시피 정 반대 극성의 신호가 만나면 해당 신호는 상쇄된다. FLC는 이를 통해 다이나믹 드라이버에서 생성된 5kHz 이상의 대역 신호를 반대 극성의 BA 드라이버에서 생성된 신호가 상쇄시킴으로써 치찰음을 억제한다. 예를 들어 다이나믹 드라이버에서 생성된 신호가 전달되는 구멍이 넓어질수록 치찰음이 줄어듦과 동시에 고역의 양 또한 감소한다. 대신 보다 많은 중역 이하의 신호가 유입되고 이에 중역을 담당하는 BA 드라이버 신호가 합쳐져서 결과적으로 보컬이 강조되는 방식이다. 앞서 9가지 튜닝에 4개의 노즐 필터가 더해져 사용자에게 총 36가지의 선택지가 주어진다.
셀레스트는 다이나믹 드라이버에 배치되는 두 개의 필터단이 스위치 방식으로 조절된다. 단순히 서로 다른 크기의 구멍을 가진 필터를 끼우는 대신 스위치 조작을 통해 구멍의 사이즈를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사용되는 부품의 높은 정밀도와 복잡한 내부 구조를 요구할 것이다. 실제로 투명 쉘로 처리되이 있는 유닛 내부를 보면 스위치를 돌릴 때마다 서로 얽혀 있는 톱니 바퀴들이 마치 오토메틱 시계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커스텀 이어폰 디자인으로 유행하던 스팀펑크가 셀레스트에서는 실제로 구현된 셈이다.
앞서 셀레스트는 100가지 이상의 경우의 수가 가능하다고 이야기했다. 나머지 튜닝은 케이블에서 이루어진다. 셀레스트는 JH오디오를 연상시키는 원형의 케이블 단자를 사용하는데, 핀의 수가 3개인 독자 규격이어서 추후 커스텀 케이블의 사용이 원활하지는 않아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케이블의 스플리터 부분 양면에 또다른 스위치 두 개가 달려 있어서 순수 케이블 기능 외에 음색 튜닝 기능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커스텀 케이블을 구입하려 하더라도 셀레스트 전용 케이블을 구해야만 온전히 그 기능을 담아낼 수 있다. FLC 홈페이지에 기재된 명칭을 그대로 따르면 스플리터에 ‘FLC’가 새겨진 쪽의 스위치는 ‘클래식/록’ 모드 혹은 ‘보컬’ 모드를 선택할 때 사용되고, 반대편 ‘Celeste’쪽 스위치는 ‘남성’ 혹은 ‘여성’ 보컬 모드를 조절한다. 이로써 이어폰 설정 36가지와 케이블 설정 4가지의 총 144가지 소리 튜닝이 가능한 전후무후한 이어폰이 완성되었다.
한 가지 확인해야할 부분은 FLC 홈페이지에 기재된 셀레스트의 조합 수인데, 홈페이지에는 135가지로 적혀 있어서 필자의 계산과는 맞지가 않다. 더욱 혼란스러운 것이 셀레스트 소개 초기에는 108가지 튜닝이 가능한 제품으로 설명된 적도 있다. 따라서 이 부분은 추후 정식으로 출시되었을 때 다시 정확하게 파악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조작할 부분들이 많다보니 아무래도 기기의 내구성이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다. 톱니바퀴에 의해 서로 물려져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자칫 추락 등으로 인해 유닛에 충격이 가해졌을 때 조금만 어긋나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제품 제조시 당연히 신경써야할 부분이고 제품의 내구도를 높이는 것이 선행되어야겠지만, 추후 사용 도중 일어날 수 있는 고장에 대해서도 제조사와 수입사의 적극적인 AS 정책이 세워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시작이 올바라야 변화도 가치가 있다
아무리 수많은 소리 튜닝이 가능하다 할지라도 시작점이 제대로 설정되어 있지 못하다면 영점 조절을 제대로 하지 않은 총으로 이리저리 애를 쓰는 꼴과 다름없다. 그래서 FLC라는 생소한 브랜드가 과연 얼마나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었느지부터 궁금했다. 살펴보니 창업자인 포레스트 웨이(Forrest Wei)는 기업 설립 이전 얼티밋 이어즈, 하만 등 굴지의 이어폰 브랜드에서 엔지니어로서의 커리어를 쌓은 전문가로 오리베티(Oriveti)사의 Primacy 이어폰 제작에도 참여한 인물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오리베티 Primacy에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서, 이 정도 제품을 만들 사람이라면 그가 개발한 다른 제품들 역시 기본 이상은 하겠다는 기대을 가지고 셀레스트를 들어 보았다.
소리 평가에 앞서 셀레스트의 특성상 어떻게 세팅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소리를 듣게 되기 때문에 하나의 기준점을 정해두려 한다. 극저역과 저역 스위치는 중간(moderate) 모드에 맞추었고 중고역 필터는 제품 대여 당시 골드 필터밖에 받지 못해 해당 필터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나머지 케이블 스위치는 각각 ‘클래식/남성’ 모드로 설정한 상태를 기준점으로 잡고 각각의 스위치를 조절하면서 셀레스트의 소리를 파악했다. 함께 사용된 DAP는 주로 아스텔앤컨의 SP1000 Copper를, 이어팁은 파이널사의 E타입 실리콘팁이다.
셀레스트는 든든한 저역을 바탕으로 전반적인 토널 밸런스가 낮은 쪽에 자리를 잡은 가운데 음선이 날카롭지 않아 듣기 편안한 소리를 들려준다. 그럼에도 중고역이 답답하게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셀레스트가 거친 소리로 들릴 수 있는 5kHz 부근의 치찰음 부분만을 잘 억제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카펠라 그룹 펜타토닉스(Pentatonix)가 작년 발매한 앨범 <PTX, Vol. 4 - Classics>에는 앨범명에서 드러나듯 이제는 고전이라 불려도 될 만한 팝과 록 음악들이 온전히 그들의 목소리만으로 재해석되어 실려 있다. 이 앨범의 1번 트랙은 퀸의 ‘Bohemian Rhapsody’의 아카펠라 버전이 실렸는데, 곡의 중반부터 이어지는 드럼 비트는 정말 사람의 목소리로 만들어진 소리인지 의심이 들 정도로 정교하다. 드럼 심벌을 표현할 때 사용되는 치찰음이 셀레스트에서는 한결 부드럽게 표현된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저역이 강조되었다고 느껴지는데 그럼에도 주 멜로디의 해상력에 해를 끼치지는 않았다.
저역이 강조되는 경우 전체적인 곡의 표현이 포근하게 느껴지지만 너무 과하면 답답하게 느껴지거나 심할 경우 해상력이 떨어지게 들리기까지 한다. 다행히 셀레스트는 강조된 저역으로 인해 보컬까지 탁해지는 일은 없었지만, 필자의 기준에는 저음역대의 음량이 너무 높아 전체적인 밸런스가 한쪽으로 살짝 치우쳐진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비트가 강조되는 곡을 들을 때면 둥둥거리는 저역의 리듬이 너무 강하게 치고 나와 자꾸 그 부분만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트와이스의 ‘TT’나 ‘Knock Knock’같은 곡들이 그렇다. 아래가 너무 무거우니 통통 튀어야 할 분위기가 쿵쿵 강하게 내려치게 되었다.
단순히 셀레스트의 저역이 강조되었다고만 말하는 것은 셀레스트가 가진 능력을 제대로 설명하는 것이 아닌 듯하다. 셀레스트는 ‘양질’의 저역 소리를 강조해서 들려주는데, 특히 극저역의 재생 능력이 상당히 뛰어난 편이다. 극저역은 곡에서 음으로 들리는 것보다 무대의 나머지 공간을 소리로 채워준다는 느낌을 전달하는 역할이 더 크다. 한스 짐머의 <Live in Prague>에 수록된 ‘The Dark Knight Trilogy’는 다크나이트 OST의 웅장함과 함께 OST 버전에서 느낄 수 없는 라이브 녹음 특유의 현장감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탁 트인 무대에서 연주되는 오케스트라와 전자 악기들의 협연을 셀레스트의 저역이 한층 부각시켜 곡의 스케일을 키워준다.
이제 스위치를 조절해서 보다 필자에게 맞는 소리를 찾아볼 차례이다. 우선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저역의 양을 줄이기 위해 두 개의 스위치 모두 최소(minimum) 모드로 맞추었더니 놀랍게도 셀레스트는 지금까지 들었던 소리와는 전혀 다른 소리를 들려주었다. 그만큼 스위치 조작에 따른 각각의 모드별 소리의 격차가 상당히 컸다. 하지만 이번에는 저역이 너무 가벼워지는 바람에 붕 뜬 소리가 되어 버렸다. 다시 각각의 스위치를 조절한 결과 필자에게는 중저역은 중간 모드, 극저역은 최소 모드로 맞추었을 때가 가장 성향에 근접한 소리를 내주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조금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은 어쩔 수 없었는데, 만약 중고역 필터가 있었다면 다이나믹 드라이버쪽 홀 사이즈를 조절하여 보다 정밀한 튜닝일 가능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다음으로 케이블쪽 스위치를 만져보았다. 케이블의 경우 생각보다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클래식’ 모드를 ‘보컬’ 모드로 바꾸자마자 무대가 급격하게 좁아지고 보컬이 앞으로 크게 다가오는데 역시나 변화의 폭이 너무 커서 마치 과도하게 EQ를 조작했을 때와 같은 어색함이 느껴졌다. 반면 ‘남성/여성’ 모드는 어느 쪽으로 맞추어도 눈에 띌 만한 변화를 느끼기는 어려웠다.
이어폰의 새로운 가능성
셀레스트는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이어폰이 만들어내는 소리에 개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이어폰들과 차별화되는 제품이다. 이제까지 머릿속에서만 가능했던 제품의 사운드 튜닝을 실제로 경험해보니 재미도 있었지만 입맛에 딱 맞는 소리를 만드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이번 리뷰 환경은 셀레스트의 본 능력의 반도 발휘하지 못한 채 마무리지을 수밖에 없었다. 만약 중고역 필터가 동봉되었다면 지금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세부적인 튜닝이 가능했을 테니 말이다. 그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셀레스트는 하나의 이어폰으로 수없이 다양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만족시킬 만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모드별 소리 차가 너무 크다는 것인데, 이는 FLC에서 너무 욕심을 부린 결과가 아닌가 싶다. 아무리 다양한 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해도 분명 기준점이 되는 소리를 존재할 것이다. 셀레스트가 진정한 가치를 가지려면 어설프게 보다 많은 사용자층을 만족시키려 하는 것보다는 FLC의 소리를 좋아하는 사용자들에게 보다 큰 만족감을 줄 수 있도록 세부적인 튜닝을 지향하는 방향이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 정도 자신감을 보일 만한 기본기를 FLC는 이미 갖추었다.
리뷰를 진행하며 취향에 맞는 모드를 찾은 후에는 줄곧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고 사용했지만, 셀레스트의 튜닝 기능이 유용하게 사용된 경우가 있어서 이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리뷰를 마치려 한다. 보통 조용한 실내에서 이어폰을 사용하다가 주변이 시끄러워지니 이제까지 적당했던 저역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다시 극저역 스위치를 중간 모드로 바꾸었더니 그제야 만족스러운 저역 양감을 얻을 수 있었다. 비단 사용자의 성향뿐 아니라 음악을 듣는 주변 환경에 따라서도 셀레스트의 기능이 유용하게 사용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