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 만한 제품들(1)
10월 27-28일 양일간 국내에서는 BSK(벅스 슈퍼사운드 코리아)가 개최 중입니다. 이와 동시에 일본에서도 Fujiya Avic 주최의 가을철 헤드폰 페스티벌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까운 두 나라에서 동일 종류의 대형 행사가 동시에 열리는 게 사실 그리 올바른 모양새는 아닙니다. 참가 브랜드는 정해져 있으니 양쪽 중 한 군데에 참가함으로 인해 다른 행사에는 그 브랜드 제품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니까요. 그리고 보통 이럴 경우 피해를 보는 쪽은 행사의 규모와 인지도가 떨어지는 쪽, BSK쪽이 피해를 보게 됩니다.
일례로 이번 BSK에 아스텔앤컨이 참가 목록에 빠져 있습니다. 1910# 부스에서 AK의 DAP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긴 하지만, 국내 포터블 오디오 브랜드 중 가장 선두에 서 있는 브랜드가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국내 포터블 행사에 제대로 모습을 갖추지 않았다는 게 좀 씁쓸합니다.
저와 포터블웨이브 친구들은 BSK에 방문해서 행사를 둘러보고 평소 관심있던 기기들을 살펴봤습니다. 제품 관계자와 간단한 이야기도 나누었고요. 해당 영상은 열일하는 젊은이 로얄타자기가 최대한 빨리 정리 후 공개할 예정이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또다른 의미로 열일하는 저는 일본 웹에 올라온 후지야 아빅 헤드폰 페스티벌 소식 중 다분히 주관적인 기준에 의거 주목할 만한 제품 몇 가지를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아마 내일까지 꾸준히 소식이 올라올 것으로 예상되니 추가할 만한 제품이 보이면 다음 글에서 추가로 소개드리겠습니다.
1. 파이널 오디오
파이널 신제품 소식부터 정리해보죠. 현재 출시된 파이널 E 시리즈 이어폰은 E2000과 3000, 올해 중순 상위 기종인 E4000과 5000이 있습니다. 숫자가 커질수록 상위 기종인데 2와 3, 4와 5가 한 그룹으로 묶여서 비슷한 구조를 취하는 형식입니다. 각각의 제품들은 사운드 튜닝이 다르게 잡혀있고요. 그래서 2, 3보다는 4, 5가 확실히 상급 모델이라 하겠지만 2와 3, 4와 5 간의 비교는 청자의 취향에 따라 갈릴 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숫자 하나가 비었죠. 막내 라인인 E1000이 발매될 예정입니다. 물론 가격도 가장 낮게 잡혔습니다. 기사를 보니 전반적인 구조는 E2000 시리즈를 유지하되, ABS 합성수지 하우징을 사용하여 가격을 낮추었습니다. 하우징에 따른 소리 차가 상당하니 동일 드라이버와 구조를 사용했다고 해도 E1000과 E2000은 소리가 다를 겁니다. 하지만 파이널 관계자가 언급한 것처럼 구매 의사는 있지만 자금 확보가 어려운 학생들에게 E1000은 상당히 매력적인 이어폰일 듯합니다. 우선 기본이 탄탄하니까요.
막내와 함께 큰형님 E8000도 내년 중에 예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베릴륨 소재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하우징 모양도 다른 E 시리즈와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지금으로썬 어떤 소리로 태어날지 짐작이 가지 않습니다만, E 시리즈 이후 이전의 마니아 취향 제품 생산을 잠시 뒤로 미루고 보다 대중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파이널이 드디어 선보이는 고가 제품인 만큼 눈여겨볼 만합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클립형 평판자기형 이어폰 D6000 소식도 전했습니다. 신제품 풍년입니다. 이어폰으로는 만족할 만한 공간감을 얻지 못하고, 그렇다고 헤드폰은 번거롭다 생각하는 분들은 이 제품도 주목하시길. 과연 오디지 LCDi4와 대적할 만한 녀석이 탄생할까요?
2. 포스텍스
다이나믹 드라이버 제작에 관해선 포스텍스가 장인입니다. 자사 제품도 훌륭하지만 그밖에 수많은 유명 브랜드들(대표적으로는 사과 로고로 유명한 A사 등..)이 포스텍스의 모회사인 포스터 전기에서 개발한 드라이버를 사용합니다. 이번 헤드폰 페스티벌에서 포스터 전기가 아주 멋진 기획을 발표했습니다. ‘FOSTER Alliance Program’입니다.
음..? 웬 동맹? 대충 짐작이 가시나요? 포스터 전기와 다른 브랜드가 협업을 통해 드라이버가 활용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시장을 보다 활성화시킬 목적으로 기획된 프로그램입니다.(멋지다!) 포스터 전기와 동맹!을 맺는 파트너에게는 포스터 전기에서 개발한 5가지의 다이나믹 드라이버에 사용된 자세한 기술 내역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합니다.(통크다!) 이를 통해 협력 업체는 단순히 드라이버를 수급받아 사용하는 것뿐 아니라 손쉽게 본인의 제작 의도에 맞는 수정 작업도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에 발표된 5가지 드라이버도 흥미롭습니다. 6mm 사이즈의 MT006B부터 크게는 50mm 사이즈의 ‘MT050A’까지 이어폰부터 헤드폰까지 다양한 제품에 활용될 수 있는 각기 개성이 뚜렷한 드라이버들입니다. 아마 이것만 제대로 다루려 해도 리뷰 한 편 이상의 분량은 나올 듯하니.. 기회가 된다면 이는 다음에 보는 걸로..ㅎㅎ
3. 미스터스피커스
얼마 전부터 국내에도 케이원을 통해 정식으로 수입되는 미스터스피커스의 신제품 소식도 들려옵니다. 미스터스피커스는 평판형 헤드폰으로 유명해졌지요. (그 시작이 포스텍스 제품이었다는... 대단하다!) 개인 공방에서 시작해서 이제는 오디지와 함께 주목받는 평판형 헤드폰 제조사로 발전했습니다.
소개된 몇 개의 제품 중 새롭게 등장한 녀석은 ETHER 2라는 헤드폰입니다. 최근 미스터스피커스에서 정전형 헤드폰인 보체(VOCE)를 출시했는데요. ETHER를 개발하면서 축적된 노하우를 활용해서 만들어진 헤드폰이 보체라면, 보체의 개발 과정에서 다시 얻은 노하우가 적용된 제품이 ETHER 2라고 합니다. 이제까지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전작과 비교했을 때 직접적인 소리 개선이 느껴질 정도의 발전을 이어왔던 미스터스피커스인 만큼 이번 제품 역시 상당한 개선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생각됩니다.(댄 클락은 일본 행사에 참 자주 참석하네요. 지난 번에는 강연회도 열었고요.. 국내도 좀 와주면 안 되겠니.. 나 니 팬이야..)
4. 헤드앰프
길어져도 너무 길어진다.. 오늘은 마지막 한 제품만 더 소개드리고 다음 글을 기약하겠습니다. 여러분은 거치형 헤드폰앰프하면 어느 브랜드가 떠오르시나요? 아직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된 적이 없지만, 이미 알 사람은 다 아는 브랜드가 하나 있습니다. 미국의 헤드앰프(Headamp)라는 곳인데..(브랜드명부터 헤드폰 앰프의 기운이 확 느껴지죠) 여기에서 만든 블루하와이 정전형 앰프는 현존하는 최고의 정전형 앰프라 불립니다. (케이원에 가면 직접 들어보실 수 있어요!)
이번에 발표한 제품은 세 가지, 정전형 앰프인 블루하와이 스페셜 에디션!, 그리고 보통의 헤드폰 구동 용도의 앰프 GSX MK2와 GSX-mini입니다. 사실 헤드앰프 제품들은 관심이 있어도 아직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기 때문에 직구로만 구입해야 합니다. 가격 역시 어마무시하기 때문에.. AS 등을 고려하면 어지간한 마니아가 아닌 이상 구입을 추천드리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성능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저도 헤드앰프사의 포터블 앰프를 하나 구입해서 사용 중입니다만, 이 제품 역시 굉장히 만족스럽거든요. 포터블부터 정전형 앰프까지.. 헤드폰 앰프에 관해선 장인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브랜드입니다. 빠른 시일 내에 국내에도 소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18 Fujiya Avic 헤드폰 페스티벌 소식은 2부에서 이어집니다.